강동우의 차이나 칼럼- [37]

 

중국을 흔히들 ‘당국가체제’라고 말한다. 쉽게 말해 중국은 정부 조직보다 공산당 조직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사고방식으로 중국내 지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가장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중국정치이다. 그러나 그들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토와 다양한 민족, 세계 최대의 인구를 보유한 중국이 보다 효율적으로 유지되고, 인민들의 안위를 위해서는 공산당 일당체제가 정답이라고 말한다. 
공산당 총서기가 실세
중국의 권력 순위는 공산당이 가장 높고, 공산당 직속의 인민해방군이 두 번째이고, 정부조직은 세 번째일 뿐이다. 시진핑을 국가주석으로 ‘시 주석’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상 상징성에 그친다. 실제는 공산당 총서기가 실세인 것이고, 시진핑은 현재 공산당 총서기와 인민해방군 중앙군사위 주석, 국가주석이라는 3개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중국을 사실상 움직이는 공산당의 최대 정치 행사는 전국대표대회이다. 1921년 7월 상하이에서 창당한 중국 공산당은 50여명의 당원이 참가한 가운데 제1회 전국대표대회를 개최했다. 제11차까지 들쭉날쭉 열리던 전국대표대회가 5년 단위로 정례화 된 것은 1982년 제12차 대회 부터이다. 마오쩌둥(毛澤東) 사후 덩샤오핑(鄧小平)이 사실상 중국 공산당의 최고 실세로 올라서면서 중국 공산당은 수권정당으로서 그 틀이 잡혀가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 공산당은 격대지정(隔代指定, 차차기 후계자를 지정)과 칠상팔하(七上八下, 67세까지만 정치국상무위원에 진출할 수 있는 규정) 등을 통해 권력승계 문제를 보다 체계화 했다. 마오처럼 1인 지배체제가 아니라 집단지배체제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등장 이후인 격대지정과 칠상팔하라는 대원칙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마오 사후 다시금 장기집권으로 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었고, 그게 현실화 됐다. 중국 공산당의 최대 정치행사인 제20회 전국대표대회가 지난 16일 개막돼 22일 막을 내렸다. 일주일간 열렸던 20차 당 대회에는 중국 전역의 490만 개에 달하는 공산당 조직에서 9600여만명을 대표한 2296명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모였다. 이들 전국 대표 2296명이 모여 지난 5년간의 업무보고를 청취, 심의하고, 20차 당 중앙위원 205명과 후보위원 171명을 선출했다. 이번 20회 대회의 관전 포인트는 역시 시 총서기의 3연임에다 격대지정과 칠상팔하의 원칙이 지켜질지 여부였다. 장기집권을 넘어 영구집권의 우려 속에서 시 총서기는 3연임을 확정지었고, 최고권력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4명이 퇴임하고, 시 총서기의 핵심 측근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시 주석의 3연임으로 장쩌민·후진타오 집권기를 거쳐 정착하는 듯 했던 최고 지도자의 2연임·10년 재임 전통이 사라지게 됐다. 덩이 설계했던 ‘집단지도체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시 총서기 1인 지배체제 확립
특히 제20차 전국대표대회 이전부터 예고됐던 당장(黨章·당헌) 개정안도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시 주석의 핵심 지위를 강조한 ‘두 개의 확립’을 당장에 명기했다. ‘두 개의 확립’은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및 전당(全黨) 핵심 지위 확립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말하는데 이 ‘두 개의 확립’이 당장에 삽입됨으로써 시 주석의 1인 지배체제가 더욱 공고해지면서 장기집권의 길로 사실상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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