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우의 차이나 칼럼- [41]

1992년 한국이 중국과 수교할 즈음 유행했던 말이 있다. ‘중국에는 14억 인구가 있으니 아이스크림 하나씩만 팔아도 14억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있는 중국은 지금 늙어가고 있다. 중국의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억1900만명이었던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21년에는 2억5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2%까지 늘어났다. 이미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2033년에는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중국 정부, 실버경제 육성 첫 명시
중국의 행정부인 국무원은 지난 2월 ‘14차 5개년 국가 실버산업 발전 및 양로서비스체제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도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실버경제를 대대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처음으로 국가계획에 명시했다. 주요 골자는 급격한 고령화 추세에 대비해 실버산업에 대한 시장수요 증가와 소비패턴 변화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실버산업 규모는 2018년 6조6000억 위안(한화 1200조원)에서 2021년에는 8조9000억  위안(1691조원) 규모로 늘어났고, 오는 2024년에는 14조 위안(2660조원)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국민의 평균 예상수명이 78.2세인 점을 볼 때 만 60세에 정년퇴직한 이후 18년 이상 결코 짧지 않은 노후생활을 보내야 한다. G2로 발돋움한 지난 2010년 이후 정년퇴직하기 시작한 중국의 노인세대는 과거의 노인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자기계발에 적극적이고, 취미를 즐기면서 은퇴 후 삶의 질을 높이고 활력을 찾으려고 한다. 
‘뉴 실버세대’로 일컫어지는 신세대 노인들이 중국에서는 자산보유량이 가장 많고, 소비 잠재력도 가장 큰 계층이다. 이들이 중국의 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로서도 내수확대를 위해서는 실버산업을 육성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신세대 노인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역시 건강한 삶이다. 제주는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장수의 섬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중국 신세대 노인들을 유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7월 경증 치매인들의 유쾌한 도전기를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주문을 잊은 음식점2’가 제주에서 세트를 마련해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노인세대를 위한 교양프로그램으로 중국에서도 노인들로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에서도 모방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을 정도이다. 중국 신세대 노인들의 제주에 대한 선호도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주문을 잊은 음식점2’ 큰 인기
중국의 신세대 노인들은 과거 노인과는 달리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는 등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틱톡이나 콰이쇼우(快手) 등이 실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제주가 코로나 이후 중국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이 시장을 집중적으로 개척해야 한다. 유니버설디자인 제주를 표방하는 제주는 차이나 보보스 중 신세대노인들을 겨냥한 ‘한달살기’나 ‘일년살기’ 등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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