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우의 차이나 칼럼- [42]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의 공약 중 필자에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남방정책’이다. 제주의 먹거리를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신남방정책의 얼개를 만들고 추진하는 것은 도정의 몫이다. 지난 20여년 전부터 중국과의 교류를 통해 제주경제의 활력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온 입장에서 ‘신남방정책’은 제주역사에서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의 변방 주강델타가 뜬다
그러나 동남아와 중국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관심깊게 보아왔다면 신남방정책이 결코 중국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왕조시대 중국은 베이징(北京)에서 멀리 떨어진 정도에 따라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베이징에서 무려 직선거리 2000km 이상 떨어진 광둥(廣東)성은 중국의 변방이었다. 광둥 주민들이 베이징 보다는 동남아와 교류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켰던 것은 어쩌면 당연했을 터였다.
당나라 이후 해상실크로드가 활성화되면서 광둥지역은 동남아와의 문명교류를 활발히 진행했다. 특히 18세기 중반 이후 서양 제국주의 시대가 본격화된 이후 동남아 각 지역에 대농장을 경영하려는 영국과 네덜란드, 프랑스 등은 중국에서 대거 노동이민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화교(華僑), 화인(華人)으로 불리던 광둥과 푸젠(福建)성 주민들이 대거 동남아로 향했던 이유이다. 동남아의 화교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금으로부터 고작 200년이 채 되지 않는다. 동남아의 화교는 자신들만의 토착언어와 문화, 연대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주류사회를 만드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현재 동남아 경제력의 60% 이상을 이 화교들이 점유하고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도 이 동남아 화교자본이 중국에 투자하지 않았으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동남아 각국의 화교는 대부분 광둥성이나 푸젠성 출신이고, 이들이 사실상 동남아경제권을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중국의 개혁개방이 시작된 곳은 바로 홍콩과 인접한 작은 어촌마을에서 출발한 선전(深川)이다. 이 선전이 외부자본을 끌어들이는 통로로 개혁개방 40여년이 지난 지금은 중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선전은 주강(珠江)삼각주의 핵심지역이다.
세계 최고의 메갈로폴리스로 육성 
시진핑(習近平) 2기인 2017년 3월 중국은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광둥성과 인근 지역을 거대 단일경제권으로 발전시키는 계획을 발표했다. 웨강아오 프로젝트로 알려진 이 계획의 골자는 주강(珠江)델타지역을 단순 제조업 도시가 아니라 기술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전초 기지로 발전시켜, 세계 최고의 메갈로폴리스(거대 도시 집중지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제주가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면서 관심깊게 봐야하는 곳이 바로 주강델타지역이다. 먼저 주강델타에 제주의 거점을 만들고, 이곳을 통해 동남아 각국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도 신남방정책을 성공시킬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