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우의 차이나 칼럼- [45]

중국은 오천년 역사를 자랑한다. 중국이 오천년을 이어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였다고 할 수 있다. 미래투자의 성패에 따라 수백년을 가는 왕조가 나오느냐 아니면 십 수년을 끝으로 망하느냐를 결정지었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가장 중요
기원전 8세기 춘추시대에 살았던 관중(管仲)은 제환공을 춘추오패의 첫 번째 패자로 만드는 역할을 했던 재상이다. 그는 삼국지의 제갈량과 함께 중국의 2대 재상으로 불린다. 그의 부국강병론을 알 수 있는 ‘관자’(管子)에는 중국이 미래를 위해 어떻게 투자하는지를 보여준다. 권수(權修)편에 나오는 말이다. ‘一年之計, 莫如樹穀’(일년의 계획으로는 곡식을 심는 일만한 것이 없고), ‘十年之計, 莫如樹木’(십년의 계획으로는 나무를 심는 일만한 것이 없으며), ‘終身之計, 莫如樹人’(평생의 계획으로는 사람을 심는 일만한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미래에 대한 투자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인공지능(AI)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모든 일은 사람이 최종적으로 수행하고,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인재가 중요하다.
중국인의 이러한 지혜는 수 천년을 이어 내려오고 있다. 포토악발(哺吐握髮)이라는 고사도 유명하다. 고대 중국에서 이상적인 정치를 실현했다고 일컬어지는 주공(周公)은 주나라의 창업 공신 중 한 명으로 알려진다. 주공의 고사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인재영입이다. 인재를 갈구하던 주공은 인재가 찾아오면 영접하기 위해 식사하다가도 먹던 음식을 뱉어내거나 감던 머리를 움켜쥐고서 맞이했다는 것이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인재영입을 통한 발전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고래로 몸에 밴 ‘인재에 대한 투자’로 30여년 만에 미국과 어깨를 겨룰만큼 성장했다. 중국은 필요한 인재풀을 치밀하게 조사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 해 관리하면서 ‘백인계획’, ‘천인계획’, ‘만인계획’으로 발전시켜 왔다.
중국 공산당은 중앙은 물론 각 지방차원의 인재유치와 육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지방이 선전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전개하면서 선전을 첫 번째 경제특구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섬유 봉제 등 경공업에서 출발한 선전시는 현재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견줄만큼 하이테크도시로 급성장했다 화웨이(華爲), 텐센트(藤訊), BYD 등이 모두 선전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선전시의 강점 중 하나는 대규모 인재유치정책인 ‘千人計劃’ 등을 통해 하이테크와 관련한 외부의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전시 인재유치 벤치마킹해야
제주도가 미래발전을 계획하고 실현하기 위한 핵심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인재영입과 이를 바탕으로 도내 청년층 인재육성을 접목하는데 있다. 눈앞에 보여지는 성과도 중요하지만 백년대계를 위해 사람을 키우는 일에 도정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편집부국장>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