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해온 ‘제로 코로나’정책(動態淸零)은 자신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꼽혀왔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세계가 코로나19로 지난 3년간 엄청난 인명피해와 재산손실을 입었지만 중국은 봉쇄정책으로 일관하면서 코로나19를 잘 막아왔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카타르 월드컵 중계 때부터 전세계가 코로나19 이전처럼 마스크를 벗고 열광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면서 봉쇄정책을 견디지 못하겠다며 반공산당 시위를 벌였다. 코로나19가 시작될 당시 시 주석 등 중국의 지도부는 중국의 의료현실을 볼 때 코로나19로 인해 최소 300만명 이상 사망할 것이라는 예측결과에 따라 사회안정을 위해 봉쇄정책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을 이기는 국가가 있을 수 없듯이 중국인들의 분출되는 저항에 시 주석의 제로 코로나정책은 결국 폐지될 수밖에 없었고, 현재 그 봉쇄정책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그나마 응급의료체계가 그런대로 잘 돼 있지만 농촌지역은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하고, 병원시설도 변변치 못하다. 이대로라면 10억 명이 코로나에 감염되고, 최소 170만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의 설날과 같은 중국 최대 명절 춘지에(春節)에는 어마어마한 인구이동이 예상돼 감염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교통운수부는 7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춘지에 특별수송기간 동안 연인원 20억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3년 동안 제로코로나정책으로 고향 방문을 못했던 중국인들이 귀성하거나 여행을 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중국 내 사회불안이 가중됨에 따라 시 주석은 ‘단결’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동주공제(同舟共濟)와 중지성성(衆志成城).
‘동주공제’는 “한마음 한뜻으로 같은 배를 타고 물을 건넌다”는 것이고, ‘중지성성’은 “여러 사람의 뜻이 하나로 뭉치면 견고한 성을 이룬다”는 사자성어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발표한 2023년 신년사의 키워드이다. 사실상 집권 3기를 시작한 시 주석의 올해 신년사를 보면 내부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 중국의 힘은 단결에서 나온다”거나 “14억 중국인이 마음과 힘을 하나로 모은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고, 넘지 못할 고비가 없다”며 중국인들에게 단결을 호소하고 있다. 자칫 코로나19로 인해 인명손실이 커지게 되면 민심이 흉흉하게 되고,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질 수 있어서다.
이와함께 중국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환경도 결코 녹록지 않다. 56개의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사는 중국에서 항상 단결 혹은 단합을 중요시해 왔지만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단결’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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