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우의 차이나 칼럼- [52]

지난 호에서는 제주도가 앞으로 중국 화동지구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 화동지구를 중국에서는 장삼각(長三角)이라고도 부른다. 중국 최대의 하천인 양쯔강(揚子江)의 하류로 우리의 서해와 만나는 비옥한 삼각주지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上海)시와 장쑤(江蘇)성, 저장(浙江)성을 좁은 의미의 장삼각이라고 하고, 넓게는 안후이(安徽)성까지 포함한다.
한반도 면적에 1억6000만명 거주
장삼각은 신중국이 탄생하기 이전 고대에도 공업과 무역 등으로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었다. 신중국 이후에는 ‘원저우’(溫州)모델과 ‘쑤난’(蘇南)모델로 일컬어지는 지역중심의 발전모델로 중국의 경제개발을 선도해 왔다. 우리 남북한을 합친 면적과 비슷한 22만㎢에 1억6000만명이 거주하는 장삼각은 중국 최대의 인구밀집지역이다. 이 장삼각은 2000년대 들어 중국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유통이 중국에서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장삼각의 특징은 개혁개방이 본격화된 1980년대 이후에는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기업을 통해 성장을 이뤘지만 현재는 첨단 하이테크 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고래로부터 제주는 이곳 장삼각과 자연스레 교류가 이뤄졌다. 선조들에게는 명주(明州)로 알려진 닝뿨(寧波)가 대표적이다. 지금으로부터 535년 전인 서기 1488년 윤 정월 초삼일 제주에서 육지로 향하다 폭풍을 만나 표류했던 최부(崔溥, 1454~1504)와 그 일행 42명이 구사일생으로 닿았던 곳이 저장성 제2의 도시 닝뿨였다. 1960대 이후 대학나무로 불리며 제주경제의 지주역할을 해 왔던 온주(溫州)밀감도 그 원산지는 저장성 원저우(溫州)시이다. 조선시대 왕조실록에 제주에서 올리는 장계중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은 폭풍우 등으로 조난당해 표류해온  장쑤성의 선박들에 대한 처리방안을 묻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제주해안의 불청객으로 떠오른 괭생이모자반도 대부분이 이 저장성과 장쑤성 해안에서 발원해 제주도 연안으로 해류를 따라 흘러들어오고 있다.
중국 최대 하천인 창장(長江, 양자강)에서 발생하는 홍수는 이 장삼각을 거쳐 초당 4만~6만톤이 흘러나오면서 제주에 까지 영향을 미쳐 저염분수로 인한 제주연안의 전복과 소라 등 어패류를 패사시키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특히 이 장삼각지대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폐플라스틱 등 해양쓰레기도 해류를 타고 제주로 밀려들어오고 있으며, 그 비율은 제주 동부해안을 중심으로 최대 20%에 달한다는 통계도 나온다.
제주도와 교류확대 진행돼야
이처럼 서해를 사이에 두고 450km의 거리에 위치한 제주와 장삼각은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제주도 차원에서 이 장삼각 지방정부들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교류를 강화하는 노력이 좀 더 진행돼야 할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이전에는 상하이시 중산층을 중심으로 제주를 주말에 갈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관광지로 여기는 것을 많이 보기도 했다. 이 장삼각 지역의 중산층이 사실상 중국의 소비를 선도하기 때문에 이 지역의 주민들의 생활풍습, 소비패턴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는 물론 첨단산업에서의 양 지역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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