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제주사회통합 어떻게 할 것인가 4. 필란트로피의 현장
부모 아닌 이웃·마을주민이 아이 돌보기 일상화 ‘한마음’
재능기부 등 통한 사회공헌 기회 제공할 기반 마련해야

제주가족친화지원센터 "나눔터에서 놀자" 사업에 참여한 수눌음돌봄공동체 위드숲의 지역아동참여 프로그램 참가한 어린이들의 체험 모습..
제주가족친화지원센터 "나눔터에서 놀자" 사업에 참여한 수눌음돌봄공동체 위드숲의 지역아동참여 프로그램 참가한 어린이들의 체험 모습..

지방자치제가 정착단계에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지역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지역공동체를 어떻게 하면 활성화 시킬 것이냐라는 문제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역공동체의 발전과정을 3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는 씨앗단계(신생기), 새싹단계(성장기), 희망단계(성숙기)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제주의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도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공동체사업을 확산시켜야 한다.

지역공동체의 발전단계 중 신생기를 거쳐 성장기에 와 있는 활발한 사업이 도내에도 있다.

수눌음돌봄공동체는 영유아 및 초등 자녀를 양육하는 세 가구 이상의 자조모임으로 등・하원 픽업, 간식 제공 등 공동 육아 방식으로 ‘수눌음’을 현대화한 선도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수눌음돌봄은 자녀 돌봄이라는 품을 부모가 아닌 이웃은 물론 마을 주민들과 일상에서 함께 나누고 베푸는 활동을 말한다. 현재 수눌음돌봄사업은 공간을 공유하는 수눌음육아나눔터 조성사업에 이어 돌봄을 함께 나누는 수눌음돌봄공동체 발굴, 지원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 수눌음돌봄공동체 96팀(494가구・1860명)을 선정하고 팀별 최대 150만원의 활동비를 지원한다.

선정된 돌봄공동체는 각 팀의 육아상황에 맞는 수눌음돌봄(△방과후돌봄 △저녁돌봄 △주말돌봄 △긴급돌봄 △일상돌봄)과 공동체 운영(△정기회의 △양육자 교육 △아빠 참여활동)을 하고 있다.

민간에서 출발한 이 모델은 큰 호응을 얻으면서 행정의 지원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제주도는 2020년 68팀, 2021년 75팀, 2022년 78팀으로 지원 대상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수눌음돌봄공동체를 운영하는 가족친화지원센터는 선정된 돌봄공동체의 운영 지속성을 높이고 참여자의 돌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현장 활동가 멘토링 및 교육・네트워킹・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돌봄공동체가 지역사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도민과 함께하는 환경(플로깅) 봉사활동 ‘봉그깅 왓수다’, 돌봄공동체 재능공유 프로그램 ‘문턱 없는 재능왓수다’ 등 공익성 있는 지역사회 연계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주도자원봉사센터(센터장 고태언)도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제주공동체를 목표로 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집수리가 필요한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가구를 위해 맞춤형으로 찾아가는 자원봉사를 연결해 주거나 실시하고 있다. 또한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하는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도민들을 좀 더 유인하기 위해 자원봉사자에 대한 다양한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전문직으로 일하다 은퇴 이후에 사회를 위해 보람있는 일을 희망하는 도민들이 많지만 어디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는 많은 도민의 재능을 썩히고, 방치하는 것은 제주사회의 큰 손실이다.

또한 주당 69시간 근로시간을 차치하고, 세계적인 흐름은 주 5일 근무에서 주 4일제로 근로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그 흐름은 지속될 것이다. 도내에서 사회를 위해 보람있는 있을 하고 싶어하는 도민들이 지역공동체를 위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場)을 마련해 줘야 하고, 그 일에 행정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2022 제주의 사회지표상에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어려울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제주는 평균 5.47명으로 전국 평균 2.3명에 비해 갑절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제주만의 공동체 문화가 개인과 지역사회에 내포돼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구술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이제 제주공동체를 위해 다양한 ‘수눌음’ 조직이 만들어져야 하고, 그 방안을 논의할 때이다.

(이 기획은 제주도와 제주매일이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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