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제주사회통합 어떻게 할 것인가 5. 에필로그
미래 세대에 수눌음 공동체 DNA 일깨우는 시도 필요
지역사회 중요성 인식시킬 프로그램 등 개발·보급해야

제주지역 최대 현안인 지속가능한 환경보호를 위해 지난 2월 열린 ‘2040 플라스틱 제로 섬 제주’ 실현을 위한 범도민 추진위원회 출범식 모습.
제주지역 최대 현안인 지속가능한 환경보호를 위해 지난 2월 열린 ‘2040 플라스틱 제로 섬 제주’ 실현을 위한 범도민 추진위원회 출범식 모습.

제주지역은 과거와는 달리 시장경제가 강조되면서 경제불평등에 의한 양극화와 이에 따른 공동체 파괴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자칫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제주 전통의 공동체는 영영 돌이킬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제주 공동체의 피폐화는 사실상 경제적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제주지역 상위 25%의 순자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1년 말 현재 순자산분위 중 상위 25%인 4분위 가계의 평균 순자산은 14억1128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지역 하위 25%의 평균 순자산은 1512만원이다. 무려 93.3배 차이가 나는 실정이다. 도내 상위 25%가 제주지역 전체 자산의 75%를 보유하는 등 그 양극화 정도는 국내 최고수준이다.

제주사회가 통합되기 위해서는 피폐화된 ‘수눌음’과 같은 공동체문화를 새롭게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그 중심에는 부의 편중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지역사회의 통합을 위한 첫걸음으로 지역공동체 거버넌스(community governaace)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공동체 거버넌스는 ‘지역공동체’와 ‘거버넌스’의 복합개념이다.

이 지역공동체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역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인적·물적 자본을 활용하는 것이다. 지역공동체 거버넌스는 행정 등 공공기관의 역량만으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제주도민들은 물론 행정과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까지 망라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자산들을 발굴해 공동체 회복을 위해 협력과 참여를 통해 전방위적으로 투입돼야만 그 성과를 낼 수 있다. 최근들어 도내에서도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가운데 지역정체성을 강화시키고 지역활성화를 도모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연구원 제주사회복지센터 박정훈 연구원은 “제주 전통의 수눌음과 같은 공동체성의 유지와 회복은 지역의 사회적 복원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각종 사회문제를 대응함에 있어서 긍정적인 역량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공동체성을 유지하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육시스템을 통해 수눌음 가치를 미래세대에게 전파할 수 있어야 하며, 소규모 마을단위 사업 지원 강화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박 연구원은 “우리는 미래 세대들도 품고있는 수눌음, 나눔, 지역공동체 DNA를 일깨우고 이를 실천할만한 기회를 제공해줘야 할 것”이라며 “다음 세대를 대상으로 일선 교육현장이나 지역 단체에서 필란트로피에 대한 교육, 시민교육, 사회참여활동을 통해 나눔에 대한 의식과 지역 사회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데 집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에서도 언급한바와 같이 필란트로피가 공익을 위한 자발적 행동 또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에 대한 자발적 기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제주도내에서 필란트로피를 대대적으로 활성화시켰을 때 나타나는 사회적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효과는 제주지역 ‘수눌음돌봄공동체’의 활발한 실천사례를 통해 살필 수 있었다.

‘2022 제주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도민으로서의 자부심’은 10대, 20대가 각각 36.5%, 37.0%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았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부심을 느끼는 비율도 높아져 60대 이상의 경우 65.2%로 가장 높았다. 또한 ‘공동체 의식’ 지표에서 10대(15.1%), 20대(14.1%), ‘일반인에 대한 신뢰’ 지표 역시 각각 15.8%, 21.6%로 상대적으로 타 연령대에 비해 낮게 나타난 점 역시 다음세대들이 생각하는 제주 사회의 관계성의 단면을 보여준다.

서구의 개념인 필란트로피는 제주의 수눌음 공동체 의식과 중복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보다 지역차원의 사회 활동가, 지역리더의 필요성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전략적인 필란트로피스트를 양성하고 기금 활동가 교육을 유소년 시기부터 실시하고 있는 서구의 실천 사례를 통해 제주에도 적용시킬 수 있다.

제주의 사회통합을 위한 지역공동체 회복은 현재는 물론 가까운 미래의 가장 큰 사회문제인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지역통합돌봄과 환경보호에서부터 출발하는게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끝) 

(이 기획은 제주도와 제주매일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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