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철 후보, 경선 과정·골프장 ‘명예회원권’ 거론에 과열
문대림 후보, 제2공항 입장 번복 공격에 “고 후보가 바꿔”
제주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들의 첫 방송토론에 나선 제주시갑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기호 1번)와 고광철 국민의힘 후보(기호 2번) 사이 설전이 벌어졌다.
KBS제주방송총국은 29일 오후 2시부터 제주시갑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기호 1번)와 고광철 국민의힘 후보(기호 2번) 사이 토론회를 진행했다.
두 후보의 설전은 고 후보가 주도한 자유토론 과정에서 나왔다.
고 후보는 지역방송사들이 주관한 앞서 방송토론에서 지적한 송재호 의원과의 경선 과정에서 녹취록 공개를 다시 한 번 물고 늘어졌다.
고 후보는 먼저 “앞선 토론에서 ‘송재호 의원에게 형님이라고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한 번도 형님이라 한 적 없나”라고 물었다. 문 후보는 “고 후보가 저한테 ‘형님 동생하는 정치적으로 굉장히 친한 관계 아니었나’라고 물었다. ‘정치적’이라는 전제 앞에 그분을 형제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응대했다.
관련 질의를 이어간 고 후보는 “경선 승리하고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아직도 떳떳하나”라며 “언론에 쓰인 ‘비정한 승리자’ 한 줄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권리당원 50%, 일반 여론조사 50% 모두 해서 이겼다”고 한 뒤 “공당의 공천 절차를 내려온 지 얼마 안 되는 분이 그렇게 일방적으로 규정한다. 검찰 정권의 후보답다. 그러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때부터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 두 후보는 고 후보가 2018년 제주도지사 선거 때 당시 원희룡 후보 측이 제기한 이른바 ‘골프장 명예회원권’ 문제를 다시 꺼내 들면서 목소리를 더 높였다.
고 후보가 “2017년까지 명예회원권으로 골프를 친 횟수가 몇 회냐”고 묻자 문 후보는 강한 어조로 “선관위 토론은 답변 가치가 없는 건 답변 안 해도 된다”고 응대했다. 또, “고 후보가 얘기하는 사안은 2018년 원희룡 캠프에서 고소·고발을 했고 해당업체에 압수수색을 했다. 조사 받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고 후보는 “흥분하지 말라”며 문 후보에 대한 도발을 이어갔다. 이에 문 후보는 “정치를 바로 배워야 한다”, “고 후보의 장점을 말하라”는 식으로 답변했다. 이 과정에서 두 후보가 서로 말을 끊으며 토론이 격화될 분위기를 보이자 사회자가 토론을 잠시 중단시킨 후에도 두 사람의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당에 따라, 지역구에 따라 입장이 분명히 갈리는 제주 제2공항 건설 관련 토론에서도 양측은 팽팽히 맞섰다.
고 후보는 “문 후보는 2012년, 2016년 서귀포 쪽에서 출마할 때 제2공항의 완전한 찬성론자였던 것으로 안다. 도지사 출마하면서도 ‘제2공항을 힘차게 몰아붙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이에 대해 “절차적 투명성과 주민 상생 방안이 마련되면이라는 전제를 빼버리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2012년에는 ‘제2공항’이 아니고 ‘신공항 서귀포 유치’였을 것”이라고 짚었다.
문 후보는 그 근거로 “2015년 9월 2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 발표 40여일 전에 제주도가 입장을 국토부로 보냈다”며 공문을 공개했다.
문 후보는 공문 내용 중 ‘기존 공항 폐쇄 신공항 건설 용역 과업 진행 시에 도민 갈등이 극대화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업에 차질이 있다고 판단돼 이번 용역에는 포함시키지 않도록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에 주목했다.
문 후보는 이에 대해 “해석하기에 따라서 ‘제2공항이 아니면 대안을 내지 말라’는 것”이라며 “그러면, 제주도에 과연 공항 2개가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 도민적 공론 절차를 거치고 ‘2개가 필요하다’, 이런 의견이 어느 정도 올라왔을 때 이런 공문이 갔으면 이해하겠다. 그런데, 한동안 비공개가 됐다”며 절차적 타당성에 문제가 있음을 피력했다.
문 후보는 오히려 고 후보가 전략공천 이후 인터뷰를 하면서 입장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3월 13일 인터뷰 때 ‘반대하겠다. 소신 있게 하겠다. 제2공항 문제는 콩 볶듯이 후다닥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 제주시갑 지역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문 후보는 이어 “그런데 14일과 18일 ‘제2공항 추진’ 원칙은 확실하다. 도미의 오랜 숙원 사업으로 침체된 제주 경제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제주의 미래를 위한 제2공항 건설을 국민의힘이 완수하겠다”며 “5일 만에 말 바꾸기를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제주시갑 두 후보의 다음 방송토론은 30일 오전 12시 50분부터 JIBS에서 녹화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