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철 후보, 경선 과정·골프장 ‘명예회원권’ 거론에 과열
문대림 후보, 제2공항 입장 번복 공격에 “고 후보가 바꿔”

KBS제주방송총국은 29일 오후 2시부터 제주시갑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기호 1번)와 고광철 국민의힘 후보(기호 2번) 사이 토론회를 진행했다. [사진=KBS제주방송총국 생중계 화면 갈무리]
KBS제주방송총국은 29일 오후 2시부터 제주시갑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기호 1번)와 고광철 국민의힘 후보(기호 2번) 사이 토론회를 진행했다. [사진=KBS제주방송총국 생중계 화면 갈무리]

제주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들의 첫 방송토론에 나선 제주시갑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기호 1번)와 고광철 국민의힘 후보(기호 2번) 사이 설전이 벌어졌다.

KBS제주방송총국은 29일 오후 2시부터 제주시갑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기호 1번)와 고광철 국민의힘 후보(기호 2번) 사이 토론회를 진행했다.

두 후보의 설전은 고 후보가 주도한 자유토론 과정에서 나왔다.

고 후보는 지역방송사들이 주관한 앞서 방송토론에서 지적한 송재호 의원과의 경선 과정에서 녹취록 공개를 다시 한 번 물고 늘어졌다.

고 후보는 먼저 “앞선 토론에서 ‘송재호 의원에게 형님이라고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한 번도 형님이라 한 적 없나”라고 물었다. 문 후보는 “고 후보가 저한테 ‘형님 동생하는 정치적으로 굉장히 친한 관계 아니었나’라고 물었다. ‘정치적’이라는 전제 앞에 그분을 형제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응대했다.

관련 질의를 이어간 고 후보는 “경선 승리하고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아직도 떳떳하나”라며 “언론에 쓰인 ‘비정한 승리자’ 한 줄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권리당원 50%, 일반 여론조사 50% 모두 해서 이겼다”고 한 뒤 “공당의 공천 절차를 내려온 지 얼마 안 되는 분이 그렇게 일방적으로 규정한다. 검찰 정권의 후보답다. 그러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때부터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 두 후보는 고 후보가 2018년 제주도지사 선거 때 당시 원희룡 후보 측이 제기한 이른바 ‘골프장 명예회원권’ 문제를 다시 꺼내 들면서 목소리를 더 높였다.

고 후보가 “2017년까지 명예회원권으로 골프를 친 횟수가 몇 회냐”고 묻자 문 후보는 강한 어조로 “선관위 토론은 답변 가치가 없는 건 답변 안 해도 된다”고 응대했다. 또, “고 후보가 얘기하는 사안은 2018년 원희룡 캠프에서 고소·고발을 했고 해당업체에 압수수색을 했다. 조사 받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고 후보는 “흥분하지 말라”며 문 후보에 대한 도발을 이어갔다. 이에 문 후보는 “정치를 바로 배워야 한다”, “고 후보의 장점을 말하라”는 식으로 답변했다. 이 과정에서 두 후보가 서로 말을 끊으며 토론이 격화될 분위기를 보이자 사회자가 토론을 잠시 중단시킨 후에도 두 사람의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당에 따라, 지역구에 따라 입장이 분명히 갈리는 제주 제2공항 건설 관련 토론에서도 양측은 팽팽히 맞섰다.

고 후보는 “문 후보는 2012년, 2016년 서귀포 쪽에서 출마할 때 제2공항의 완전한 찬성론자였던 것으로 안다. 도지사 출마하면서도 ‘제2공항을 힘차게 몰아붙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이에 대해 “절차적 투명성과 주민 상생 방안이 마련되면이라는 전제를 빼버리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2012년에는 ‘제2공항’이 아니고 ‘신공항 서귀포 유치’였을 것”이라고 짚었다.

문 후보는 그 근거로 “2015년 9월 2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 발표 40여일 전에 제주도가 입장을 국토부로 보냈다”며 공문을 공개했다.

문 후보는 공문 내용 중 ‘기존 공항 폐쇄 신공항 건설 용역 과업 진행 시에 도민 갈등이 극대화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업에 차질이 있다고 판단돼 이번 용역에는 포함시키지 않도록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에 주목했다.

문 후보는 이에 대해 “해석하기에 따라서 ‘제2공항이 아니면 대안을 내지 말라’는 것”이라며 “그러면, 제주도에 과연 공항 2개가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 도민적 공론 절차를 거치고 ‘2개가 필요하다’, 이런 의견이 어느 정도 올라왔을 때 이런 공문이 갔으면 이해하겠다. 그런데, 한동안 비공개가 됐다”며 절차적 타당성에 문제가 있음을 피력했다.

문 후보는 오히려 고 후보가 전략공천 이후 인터뷰를 하면서 입장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3월 13일 인터뷰 때 ‘반대하겠다. 소신 있게 하겠다. 제2공항 문제는 콩 볶듯이 후다닥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 제주시갑 지역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문 후보는 이어 “그런데 14일과 18일 ‘제2공항 추진’ 원칙은 확실하다. 도미의 오랜 숙원 사업으로 침체된 제주 경제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제주의 미래를 위한 제2공항 건설을 국민의힘이 완수하겠다”며 “5일 만에 말 바꾸기를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제주시갑 두 후보의 다음 방송토론은 30일 오전 12시 50분부터 JIBS에서 녹화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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