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은 우리 사회에 크고 작은 변화가 매우 많았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였고, 얼마 후 한미 FTA 협상 비준절차에 따른 소위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촛불집회와 그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큰 문제로 대두되었었고, 유가폭등과 세계적 금융위기로 인한 우리경제의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복잡다양하고 새로운 여러 가지 변화와 개혁 중에서도 새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조하고 지향해왔던 법과 기초를 준수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결코 간과해서는 아니 될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초석이 되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후 반년이 훨씬 지난 지금 되돌아보면, 나 스스로도 경찰공무원으로서 새 정부의 새로운 기조와 변혁에 발맞춰 나 자신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했었는가 하는 점에서 반성하게 되고 과연 우리 사회가 과거와 달라진 점이 무엇인가 하는 부끄러운 생각을 먼저 가지게 되는 것은 왜일까?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순위를 매길 때에는 1,2위를 다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예로부터 대단했다고 기억된다.

그러한 교육열이 우리나라를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국가로 성장하게 해 준 원동력중의 한 요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아마도 우리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열쇠가 공부를 잘 하고 치열한 입시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치관이 크게 작용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나는 우리사회가 과연 진정한 교육열을 가지고 바람직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져본다. 내가 굳이 경찰공무원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광경들, 어린이의 손을 잡고 대로를 무단횡단하는 어머니, 등하교길 학교 주변에서도 통학하는 어린이를 무시하고 달리는 자동차들, 자녀의 잘못보다는 어울리는 친구 탓을 하기에 급급한 부모들, 심지어는 어린이를 옆 좌석에 태우고 음주운전하는 어른들, ···, 이런 모습들이 세계적으로 최고의 교육열을 가진 우리사회의 자화상이라면 대단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식보다는 인성과 덕성을 먼저 갖춘 인간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옛사람들의 가르침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가 진정한 경쟁력 있는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굳이 법을 논하고 규칙을 따지고 가르치기보다 어른들이 실천으로 보여주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몸으로 느끼고 따라갈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직접 실천으로 본보기가 되려는 어른들을 보며   따뜻하고 정의로운 사회에서 자란 어린이들이야말로 말 그대로 진정한 경쟁력을 갖춘, 미래가 원하는 세계인이 되지 않을까?

자식을 키우는 한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나의 작은 바램이고, 경찰관으로서 그러한 사회를 이루어 나가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것이 나의 소명임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김  기  남
제주서부경찰서 연동지구대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