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과 규제 해제를 비롯해 다양한 처방전을 앞 다투어 내놓고 있지만 세계경제는 여전히 시계(視界) 제로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7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내년 국가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제기되는 등 주위를 둘러봐도 온통 우울한 소식뿐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경제의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이달 중순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지방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과 건설, 서비스업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경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선 해외로 나가던 관광객이 제주로 돌아서고, 감귤이 좋은 가격을 형성하면서 지역경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투자유치와 공공투자 확대에 힘입어 도내 건설경기도 전년대비 22%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년 3분기 기준으로 건축착공면적이 증가한 곳은 전국에서 우리 제주가 유일하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유치, 시내 면세점 설치와 같은 성과들도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역경제발전에 큰 몫을 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제주경제에는 한줄기 빛이 비치고 있지만, 무섭게 쏟아지는 소나기를 겨우 피하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십년 전 외환위기 때 경험했던 것처럼 국내 경제와 제주경제 사이에는 일정한 시차가 있다는 점을 유념하면서, 선제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우리 도에서는 내년도 도정 운영의 제1과제를 ‘경제살리기'로 정하고, 내년 총 예산의 73% 이상을 관련 산업에 집중적으로 편성하였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경제상황을 뚫고 나아갈 수 있는 재정기능의 강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서민경제 안정, SOC사업, 저탄소 녹색성장과 신성장 동력산업 등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였다.

  동시에 세계적인 자금경색 속에서 투자유치 사업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1·3차 산업에 과도하게 편중된 지역경제 개편에도 박차를 가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추진의 성패는 내년도 예산확보에 달려 있다.

경영기획실장인 저를 비롯해 도 간부들이 중앙부처를 방문하여 예산 절충을 위한 호소와 설득을 거듭하면서 발품을 파는 이유다.

  지금 우리 앞에 닥친 어려움은 예상하지 못한 변화와 고통을 주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기회는 그냥 오지 않는다.

우리가 주어진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제주경제의 내일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우리에게는 단 1분도 허비할 여유가 없다."  며칠 전 버락 오마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차기 경제팀을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1분 1초를 소중하게 여기는 자세로 노력한다면 새해에는 더욱 힘차게 도약하는 제주경제가 펼쳐질 것이다.

양  만  식
경영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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