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용 전기사용량이 늘어나는 계절이다.

특히 유가 인상의 여파로 올 겨울에는 유류 대신 전기를 이용한 난방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심야전력 사용량도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심야전력은 야간에 남아도는 전기로 열이나 온수를 생산하여 난방에 이용하는 것으로 도내에는 8천여호가 사용중이다.

그러나 매년 겨울이면 심야전력 전기요금 때문에 전기사용 고객들로부터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고객들의 주장은 ‘심야전력 요금이 싸다고 들었는데 오히려 기름보다 난방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것이다.

고객들의 주장이 전혀 엉뚱한 것은 아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볼 부분은 있다.

고객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심야전력 요금은 저렴하다.

올 10월말을 기준으로 할 때, 제주지역에서의 심야전력의 1kWh 판매단가(판매금액/판매량)는 일반가정에서 사용하는 주택용전력의 40%에 불과하다.

농어민 보호를 위해 정책적으로 원가 이하로 판매되는 농사용전력에 비해 약간 비싼 정도이다.

이처럼 저렴한 심야전력이 사용 고객들로부터 원성을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난방과 관련된 고객 의식에서 찾을 수 있다.

기름 보일러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기름값이 ‘비싸다’는 의식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난방을 할 때 가능하면 아껴 쓰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난방시간을 줄이거나 난방면적을 줄여 꼭 필요한 부분만 난방을 한다.

하지만 심야보일러에 사용되는 전기요금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싸다’는 생각에 젖어 있다.

이런 의식 때문에 심야 기기 자체에 설치된 온도나 시간 제어기를 이용하면 전기사용량을 줄일 수도 있는데 이러한 노력들을 소홀히 하게 된다.

이와 함께, 난방용 유류는 미리 돈을 주고 구입하지만 심야전력은 외상으로 미리 사용한 후 20여일 후에 전기요금으로 청구된다.

카드를 사용하여 물건을 구입할 때 무의식적으로 과소비를 하듯, 외상 거래로 인해 난방비용에 대한 긴장감이 그만큼 줄어들면서 심야전력 사용을 부추기게 된다.

이러한 무분별한 사용은 예상외의 전기요금이 기재된 청구서로 돌아온다.

한 달 난방용 심야 전기요금으로 30만 원 이상을 납부했던 고객이 있었다.

서울에서 직장을 정년퇴직한 후 제주에 정착한 노부부였다.

이후 이 고객은 난방에 따른 하루 전기 사용량을 체크하고 적정 난방 온도?시간 조절을 통해 지금은 월 10만 원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려는 고객들의 마음을 뭐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편안함을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게 사람 살아가는 모습이다. 애꿎은 심야전력만 탓 할 일이 아니지 싶다. 

김  학  수
한전제주지사 서귀포지점 고객지원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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