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2009년 12월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탑동 매립지의 현재 관리 실태는 매우 부실하다. 작년 여름 볼라벤을 포함한 3차례의 태풍으로 탑동 매립지 방파제는 콘크리트 내부 철근이 녹슨 상태로 노출될 정도로 훼손되었다.

제주도는 탑동 추가매립과 항만건설로 재해를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설령, 계획은 그렇다 치더라도 당장 태풍으로 훼손된 탑동 매립지를 그대로 방치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을 초래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사실,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지 3년이 넘도록 재해방지를 위해 한 일이라곤 재해방지 용역보고서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행정당국의 무책임함은 탑동 추가매립 계획에서도 드러난다. 제주도는 재해예방사업은 도비가 소요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탑동을 항만으로 개발할 경우 사업비를 국비로 쓸 수 있어 탑동 항만개발사업을 추진한다고 했다. 그리고 사업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탑동 추가매립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탑동 매립지의 월파피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제주도의 주장이다.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강한 반대로 제주도가 한 발 물러서기는 했다. 하지만 탑동 항만개발계획은 전국항만기본계획에 포함돼 있어 언제든지 재추진이 가능하다.

그런 이유에선지 올해 태풍발생 시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행정당국의 탑동 재해위험지구 정비계획은 아직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올 여름도 지난해와 비슷한 태풍이 온다면 똑같은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리고 피해복구 한다며 반복되는 땜질 처방으로 예산은 낭비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행정당국은 언제 시행될지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재해위험이 경감될지 장담할 수도 없는 탑동 추가매립사업을 핑계로 탑동 재해위험지구 관리를 손 놓아서는 안 된다. 하루 빨리 탑동 재난대책을 시행해 반복되는 피해와 더 큰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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