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진보교육감의 탄생, 어떤 변화 바람 불어오나] 2. 고입 및 고교체제 개편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제주지역 고입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동지역 일반계고와 특성화고 전형에 떨어진 학생들이 읍면지역 일반계고에 진학하면서 학업동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동지역 일반계고 진학을 위해 학생들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과도한 학습부담에 시달리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도 줄지 않고 있다.

객관식 정답풀이 위주의 수업이 진행되는 학교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인성교육이나 창의력 향상 교육, 건강한 신체와 정신이 함양되지 않고 있다. 이석문 교육감 당선인이 '고입제도 개선 및 고교체제 개편'을 제1공약으로 내세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행 제주지역 동 및 읍면지역 일반계고는 내신 50%와 연합고사 50%로 입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기존 실업계로 불렸던 특성화고는 내신 100%로 학교별 선발한다.  

대학진학에 초점을 두는 동지역 일반계고와 전문성을 살리는 특성화고는 입학 희망자 수가 정원을 초과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동지역 인문계고 탈락자는 192명, 특성화고 탈락자는 254명이었다. 이들 446명을 포함해,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지 못 한 많은 수의 학생들은 읍면지역 인문계고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현연숙 고입담당 장학사는 "동지역 인문계고와 더불어 중문고·한국뷰티고 등 특성화고에 진학하려는 학생들 역시 탈락자가 250여명이 넘을 만큼 많은 실정"이라며 "향후 고입제도의 개선은 동지역 일반계고 및 특성화고 탈락자의 수를 함께 줄이고, 읍면지역 일반계고의 활력 저하를 막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이석문 당선인은 '고입제도 개선'과 '고교체제 개편'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고입제도 개선은 ▲내신과 연합고사의 비율 조정 ▲과도하게 몰리는 수요 분산 ▲동지역 일반계고 정원을 일부 늘리는 방식으로 가되, 최종 결정은 도민 의견을 수렴해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동지역 일반계고 탈락자를 줄이기 위해 읍면 일반계고 경쟁력 강화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시에서 가장 먼 대정고 및 대정여고, 표선고, 성산고 중 한 곳을 정해 국제학교 수업방식으로 교육과정을 교체하고, 또다른 일부 읍면 일반계고는 교육 수요가 있는 예체능고나 다양한 형식의 대안학교로 변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고교체제개편범도민위원회를 설치하고, 내년 상반기 대토론와 여론조사, 내부 회의를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2016년부터 새로운 고교체제를 본격 운영해간다는 방침이다.

이 당선인은 "제주에는 동지역 일반고를 희망하는 오랜 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도민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힘든 일일 수 있다"면서도 "학생 수가 매년 줄고 있고,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읍면 일반계고 경쟁력 강화와 동지역 일반계고 신설 등을 통한 정원 확대, 시험 방식 개선을 시행하면 제주지역 학생들이 원하는 고교에 진학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한편 제주지역 고입전형은 1979년이후 모두 일곱차례 변경됐다. 1978년까지 학교별 선발 100%(학교장 전형)에서 ▲1979~1999년 선발고사 100% ▲2000년 선발50% + 내신 50% ▲2001~2002년 내신 100% ▲2003년 선발 80% + 내신 20% ▲2004년 선발 30% + 내신 70% ▲2005년 이후 선발 50% + 내신 50%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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