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기부 행복한 제주<11> 고경남 탑 입시학원 원장

▲ 9일 고경남 탑 입시학원 원장이 학원원장실에서 얘기를 하고 있다. 윤승빈 기자

“‘자네 정말 고맙네’라는 말 한마디가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제주시 화북1동에 소재한 탑 입시학원 고경남(48) 원장의 말이다.

우도 출신의 고 원장은 20대 때 봉사활동에 눈을 떴다. 1991년 ‘온누리봉사단’을 창단, 도내 요양원과 보육원을 돌며 목욕봉사와 교육봉사 활동을 했다. 온누리봉사단은 아직까지 꾸준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돈은 없지만 육신은 멀쩡하기 때문에 남을 위해서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싶었다”며 “마음이 맞는 동료들을 모아 봉사단을 구성했다”고 봉사단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고 원장에게는 봉사활동 과정에서 큰 영향을 준 사람이 2명 있다. 한 사람은 목욕봉사를 하면서 만난 노인이다.
목욕 봉사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 돼 만난 그 노인은 목욕하는 것을 몹시 싫어했다고 한다. 목욕하기 싫다고 몸부림치다 고 원장의 눈에 멍이 들게 하는 일도 있었다.

고 원장은 “어르신을 목욕시키기 위해 세 번을 찾아갔는데 거절당했다”며 “네 번째 찾아가서야 마음을 열고 목욕봉사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6개월 뒤 몸이 악화된 이 노인은 고 원장을 불러 “정말 고맙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때 그는 봉사의 보람을 강하게 느꼈다. 고 원장은 노인의 임종도 지켜봤다. 
다른 한 사람은 봉사활동 동료다. 그는 봉사활동을 한 다음날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알고 보니 그 동료는 암 투병 중에도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책임감 하나로 숨지기 전날까지 봉사활동을 한 것이다.
고 원장은 “이들이 내 인생을 바꿨다”며 “두 사람을 생각하며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소개했다.
고 원장은 1993년 입시학원을 개원했다. “어렵게 자라서 대학을 제대로 마치지 못하다 보니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적어도 내 주위에 가정 형편 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없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움을 아는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라며 “나눔 교육을 필수 교과과정으로 넣으면 당장은 큰 효과가 없겠지만 그 아이들이 컸을 때 엄청난 효과를 낼 것”이라고 교육당국의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동네별로 나눔 문화를 교육하는 단체도 있으면 좋겠다”며 “적은 돈도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도민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고 원장은 2012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착한가게 캠페인에 도내 529번째로 동참, 매달 수익의 일부를 기탁하고 있다. 또 같은 해 제주사랑의열매 지역사회봉사단 단장을 맡아 집수리 봉사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제주매일 윤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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