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제주도공기업현주소...제주중소기업지원센터

▲ 제주중소기업지원센터전경.

제주특별자치도중소기업지원센터(이하 중기센터)는 제주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영 및 정보, 기술, 마케팅, 자금, 공동전시판매, 창업 등의 지원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1998년 10월 지상5층 지하 2층(건물면적 1만3304㎡) 규모로 설립됐다.2003년 중기센터는 도내 중소기업 제품의 온라인 홍보 및 판매 활성화 도모를 위해 ‘이제주몰(http://mall.ejeju.net/)’ 운영을 시작한다.
이후 지역 특산품 판로 확대를 위해 센터 내 ‘제주특산품 전시판매장’을 개장(2008년)하고, 2010년에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도 전시판매장을 확대하고,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2012년 일본 오사카에 전시판매장을 개장, 지난해에는 중국 북경 제주홍보관도 개관했다.


설립 16년간 양적 성장을 거듭해온 중기센터는 지역 특산품 판로 확대와 지역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일부 사업 분야에서 부실한 경영 문제가 노출되면서 보다 내실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원희룡 도자사는 취임 이후에는 자신의 고교 동창이자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현광식 본부장을 임명하면서 ‘측근인사’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네티즌 외면하는 ‘이제주몰’

제주도내 벤처·유망 중소기업 및 농수축임산품을 비롯한 가공품, 관광특산품 등의 온라인 시장 개척을 위해 개장한 ‘이제주몰’은 최근 고객 발길이 끈기면서 매출감소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3년 간 이제주몰의 매출실적을 살펴보면 2012년 3억681만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억8354만원으로 떨어졌고, 올해 매출액은 2억2440만원(9월 현재 1억6830만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전년보다 20.8%, 59140만원이 감소한 수치다.

회원 수 대비 거래 건수를 살펴보면 더욱 처참하다.

올해 9월 기준 회원 수는 1만4189명. 거래 건수는 1433건에 불과하다. 회원 1인당 거래 건수는 0.1건으로 1년 동안 회원 10명 중 1명만이 구매를 하고 있다.

이제주몰의 구매활동 중인 회원은 전체 회원 수의 10%인 1418명 정도로 복수 구매를 하는 고객의 경우를 감안한다면 실제 구매활동 회원은 1000명 내외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제주몰에 가입된 회원 중 90%이상이 활동정기 회원인 셈이다.

남보다 일찍 시장에 진입했지만 이제주몰은 운영·관리 및 홍보 등 사후 관리 없이 진행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면서 운영에 위기를 맞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이제주몰 입점제품 판매 및 회원관리 온라인 홍보 등을 위해 4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유명무실한 제주특산품 홍보대사

전국의 주부들의 입소문(구전) 마케팅으로 이제주몰을 비롯한 제주특산품의 인지도 향상을 위해 추진 중인 ‘제주특산품 홍보대사’의 활용 방안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보대사 위촉은 매년 늘고 있지만 거래건수는 매년 줄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지적이다.

중기센터는 올해 4000만원을 투입, 전국 주부들을 대상으로 제주특산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서울·부산·경기·전남 등 전국 14개시도 활동 중인 주부 홍보대사들은 2012년 212명에서 올해는 281명으로 69명이 늘었다. 하지만 2012년 1333건이던 거래건수는 지난해 538건, 올해(9월 현재) 395건으로 급감했다. 홍보대사를 통한 신규 회원가입은 지난 3년간 19명에 그쳤고, 이들은 통한 매출은 1694만2320원(연평균 564만7000원)에 불과해 주부들의 입소문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 제주특산품 판매장 전경.

전시판매장 양적확대 아닌 질적 내실화 우선

판매 부진 문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2008년 제주특산품 전시판매장 본점(중기센터 태) 개장 이후 중기센터는 2010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2012년과 2013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면세점으로 매장을 늘렸다.

외형적으론 크게 성장했지만 매출은 매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매장의 최근 3년간 매출현황을 보면 2012년 34억3200만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9억2400만원으로 감소했고, 올해의 경우 26억3300만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매출부진은 최근 제주관광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관광지내 소규모 토산품점 판매가 대부분이었지만 2010년 이후 제주특산품 전시장과 유사한 대형 토산품점이 급증했다. 이들이 인센티브 관광과 연계를 통한 판매에 나서면서 제주특산품 전시장을 찾는 관광객 수가 줄어든 것이다.

개별관광객의 경우 전시장 위치가 접근성이 떨어지고, 전시 판매중이 제품들 역시 가격과 품질, 다양성 면에서 개별 고객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업계관계자는 “전시판매장의 양적인 팽창보다는 내실화를 통한 질적 성장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이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 체계적인 판매 시스템 구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려했던 해외 판매장은 호전

지난해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일본 오사카 전시판매장의 경우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2012년 10월 개관한 오사카 전시판매장을 통한 수출 실적은 2013년까지 3087만5000엔에 그쳤지만 올해 1월부터 8월말까지 수출실적은 1억2458만1000엔으로 그동안의 실적과 비교해 4배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제주 농수축산물의 수출거점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10월 설치된 중국 북경 제주홍보관 역시 개관 초기 우려와 달리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제주도는 지난 10월 현지 바이어 25개 업체 30명을 초청해 제주상품 수출상담회를 개최, 82건의 중국 바이어와 제주도내 업체 간 수출 상담이 이뤄졌으며, 상담회 기간 제주 업체와  마카오 바이어간 연간 60만 달러 규모의 판매계약이 체결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제주중소기업센터 관계자는 “그동안 특산품 전시판매장 및 해외 전시홍보관 운영, 국내외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해 왔다”면서 “앞으로 변화와 혁신, 도전으로 내실화를 기해 중소기업의 맞춤형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제주매일 박민호 기자]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