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기부 행복한 제주<14> 황병학 한강식당 사장

제주 정착에 성공하고 나눔활동에 앞장서는 귀농귀촌인이 있다. 제주시 내도동 소재 한강식당 사장 황병학(57)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2010년 착한가게에 가입한 뒤로 4년간 꾸준히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상북도 의성 출신인 황씨는 서울에서 건자재 유통업을 하며 40대 중반까지는 잘나가던 사업가였다. 하지만 1998년 IMF 금융위기가 발목을 잡았다.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빚 독촉까지 받게 됐다. 그는 1999년 가족들과 함께 제주에 왔다.

그는 “금융위기로 사업이 어려워지다 보니 빚독촉에 시달리게 됐다”며 “삭막한 서울생활에서 벗어나 제주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고 귀농 배경을 설명했다.

황씨는 ‘제2의 전성기’를 꿈꾸며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에 새 둥지를 틀고 양배추 농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양배추 농사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황씨는 신엄리 산지에서 수박을 구매해 시내에 나가 팔면서 겨우 생계를 이어갔다.

황씨는 “가진 것도, 친인척도 없이 제주에서 생활하기란 쉽지 않았다”며 “농사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른 채 귀농을 해서인지 별 소득 없이 3년이란 시간을 허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에 낙담하지 않고 2002년 내도동 외각 도로변에 지금의 ‘한강식당’을 개업했다. 한강식당은 옥돔구이, 고등어조림, 갈치조림을 전문으로 하는 향토음식점이다.

황씨는 “식당을 할거면 제주 음식을 해 보자 해서 향토음식점을 개업했다”며 “한번 더 실패하면 끝이라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겼다”고 말했다.

황씨가 처음 식당을 개업했을 때, 외각지에 위치해서인지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꿋꿋이 자리를 지켜 성실하게 가게를 운영 하다 보니 지금은 단골손님이 꽤 늘었다.

황씨는 주변 이웃들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2010년 공동모금회를 찾았다. 그는 착한가게에 가입한 뒤 4년동안 꾸준히 기부 활동을 해오고 있다.

또 쉬는 날이면 도내 복지기관을 찾아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가게에 나눔활동을 적극 알리며 착한가게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황씨는 “내가 이웃의 도움을 받은 만큼 나도 다른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제는 가족들은 물론 주변에도 나눔 활동을 적극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제주는 따뜻한 정을 알게 해준 고마운 제2의 고향”이라며 “이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나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매일 윤승빈 기자]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