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부터 결식 아동 후원
최근엔 소아암환아 지원 시작

“말은 예민해서 손이 많이 가요. 정성을 쏟아야 잘 클 수 있어요.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10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제주경주마 목장’에서 만난 이강우(48) 회장은 말을 기르는 방법을 들며 자신이 꾸준히 도내 결식아동을 돕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말은 조금이라도 관심을 덜 가지면 몸에 탈이 나요. 아침저녁 몸 구석구석을 닦아주고, 우리도 청소해줘야 해요.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특히 어린 아이의 경우엔 특히 그렇죠.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무럭무럭 꿈을 먹으며 자라죠.”

이씨는 1998년에 목장 사업을 시작했다. 경주마를 기르는 일과 함께 제주 지역에서 어렵게 사는 어린이를 돕는 일도 빠지지 않았다. 1998년부터 매월 20만원씩 꾸준히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에 후원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도내 결식아동들을 위해 쓰인 총 후원금은 5500여만 원이다. 이 돈은 20년 가까이 결식아동들의 학교 급식비로 사용됐다.

그는 어릴 적 가난했던 경험 때문에 말을 보살피듯 꾸준히 정성스럽게 결식아동에게 애정을 주고 있었다. “어렸을 때 집에서 조그맣게 보리, 콩, 유채 등 농사를 지었어요. 집이 그렇게 여유가 있진 않았죠. 그러다 보니 고등학교에 다닐 돈이 없었어요.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마음에 틈틈이 신문 배달, 막일 등을 하면서 학비를 벌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했죠. 그 당시 힘들게 살았던 경험 때문인지 주변에서 딱한 사정의 아이들을 보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요.”

그는 사랑을 나누는 일을 주변 사람에게 전파하기도 했다. 10여 년 전 회사 직원들에게 결식아동을 돕자고 제안했고, 직원들이 흔쾌히 이씨의 나눔에 동참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직원들은 매월 자신의 월급에서 1만 원을 도내 결식아동에게 후원하고 있다. “제가 직원들에게 결식아동을 돕자고 제안했을 때, 직원들이 부담을 느낄까 걱정했는데 아무도 싫어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좋은 생각이라고 얘기해줬죠.”

가족들도 이씨를 따라 어렵게 사는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이씨의 아내는 도내 ‘가정위탁 어머니회’에서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어린이날 같은 휴일에 아내와 아이들을 찾아가 선물도 주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여름철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해수욕장에 가서 함께 놀기도 하죠.”

이씨는 최근에는 소아암 환아들을 돕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 곳곳에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행복했으면 싶어요. 그 아이들이 우리 목장의 말들처럼 들판을 힘차게 뛰어놀았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저희 말들에게 하듯이 아이들에게도 꾸준히 관심을 가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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