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도민 바다환경대상 의식제고 사업]
[2023 제주바다사랑 공모전] ⑮ 대상 박규빈 학생

이상 속 풍요로운 어장-현실의 쓰레기 쌓인 공간 대비
박양 “자기 것은 가져오고 보이는 것은 주워보자” 제안

박규빈양의 대상작 ‘해녀의 눈물’.
박규빈양의 대상작 ‘해녀의 눈물’.

제주매일은 범도민 바다환경대상의 일환으로 ‘제주바다사랑 공모전’을 펼치고 있다. 미래의 제주를 이끌어갈 도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바라보고, 또는 꿈꾸는 제주바다를 세상과 공유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상위 수상작들의 소재며 기법들은 진화하고 있는데, 올해 공모전도 다르지 않았다.

‘2023 제주바다사랑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규빈 양(수원초 6년)은 ‘해녀의 눈물’이라는 작품을 통해 제주바다의 희망과 아픔을 화면 속 대비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제주바다를 상징하는 해녀가 꿈꾸는 바다는 다양한 어종과 해초가 풍성하게 자라는 곳이다. 박양이 그려낸 제주바다 또한 온갖 물고기와 문어, 게, 성게가 해초 속에서 헤엄치고 있다.

작품 속 해녀는 이렇게 풍요로운 어장 속에서 호맹이(쇠꼬챙이)를 쥐고 해산물을 채취하고 있다. ‘제주바다’라고 하면 누구나 생각하는, 세상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현실 속 제주바다는 어둠의 공간이다. 작품 속 바다 속은 온갖 쓰레기가 난무하고 오·폐수도 흘러가는 곳이다. 수중에는 비닐봉지와 버려진 마스크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 어부가 물고기를 잡아야 할 해저에는 수량과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각종 해양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있다.

인류의 고향으로서, 자원의 보고로서 풍요로움의 상징이어야 할 제주바다는 우리가 한눈을 파는 사이 죽음의 바다로 바뀔 수 있음을 알고 있기에 박양의 묘사는 우리에게 알 수 없는 경고를 날리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현실과 이상의 괴리 때문에 박양의 작품 속 해녀는 웃음이 아니라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 눈물 속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이 담겨 있다. 제주바다는 우리가 아무렇게나 쓰고 버릴 공간이 아니라,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물려주기 위해 항상 주의를 기울이며 가꿔야 할 공간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23 제주바다사랑 공모전 대상 수상자 박규빈양.
2023 제주바다사랑 공모전 대상 수상자 박규빈양.

박양은 이처럼 대조적인 환경을 화면 속에 효과적으로 배치하면서 극적인 효과를 한껏 살리고 있다. 지난해 대상작(병속에 갇힌 제주)이 남방큰돌고래가 병속에 갇힌 모습을 통해 제주바다 지키기의 소중함을 웅변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지난달 24일 제24회 범도민 바다환경대상 시상식장에서 만난 박양은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제주바다와 제주해녀에 관해 살펴봤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제주바다 환경이 악화했음을 확인했다. 박양은 “예전보다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쓰레기가 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박양이 직접 해변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점이기도 하다. 해변 곳곳에 쓰레기가 많은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도내 해변에서 정화활동을 펼치는 이들의 노력은 감사하다. 제주도와 양 행정시가 운영하는 바다지킴이 활동도 그렇고, 민간단체들의 자발적인 수거 활동도 칭찬 받아 마땅하다. 범도민 바다환경대상을 수상한 어촌계들도 마을어장을 깨끗하게 지키기 위해 해안의 쓰레기 청소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양은 이들의 활동을 직접 본 적은 없다면서도 학교에서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것이 제주바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제주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소중한 결과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겠다.

“자기가 가져온 것은 꼭 가져가고 바다에 갔을 때 치울 수 있는 쓰레기는 직접 치웠으면 좋겠다.”

깨끗한 제주바다를 지키기 위해 제주도민이나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당부할 말을 물었을 때 박양은 이렇게 답했다.

각자가 자신이 만들어내는 쓰레기를 책임지고 처리하고, 눈에 보이는 쓰레기를 하나씩만 줍는 작은 실천이 청정한 제주바다로 이어지는 지름길임을 박양은 이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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