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도민 바다환경대상 의식제고 사업]
[2023 제주바다사랑 공모전] ⑯ 최우수상 이윤유 학생

문명의 풍요로움과 대조되는 해양오염 현실 묘사
“사람은 잘 살면서 바다는 오염 그려보고 싶었다”

이윤유 양(수원초 5년)의 최우수상 작품 '풍요로움의 다른 이면'.
이윤유 양(수원초 5년)의 최우수상 작품 '풍요로움의 다른 이면'.

제주매일의 범도민 바다환경대상 의식제고 사업의 일환인 ‘제주바다사랑 공모전’ 수상작들은 화면 대조를 통해 깨끗한 제주바다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작품들이 많다. 대상작이 그랬고 최우수상을 받은 이윤유 양(수원초 5년)의 작품도 그렇다.

이양의 작품은 제목(풍요로움의 다른 이면)에서 알 수 있듯이 인류가 영위하고 있는 풍요로운 문명 생활의 이면에서 썩어가고 있는 바다환경을 직설적으로 고발하고 있다.

이양은 초호화 유람선을 통해 ‘풍요로움’을 표현했다. 크루즈선의 갑판 전면에는 수영장에서 여유롭게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뒤쪽에 선교 위에는 헬리콥터도 주기해 있다. 이를 하늘에서 바라보면 ‘세상에 이런 낙원이 또 있을까’ 싶다.

이양은 여기에다 풍요로움의 상징으로 유리그릇에 가득 담긴 각종 아이스크림, 적포도주 등 음식물을 첨가하고, 유람선 상단에는 굳이 한 명품사의 이름과 로고까지 박아놨다.

누가 보더라도 ‘이 유람선에 탄 사람은 아주 돈이 많아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묘사했다.

하지만, 유람선 바깥 세상은 천국이 아닌 ‘환경 지옥’이다.

유람선이 지나가면서 남긴 물결은 온통 검은색이다. 그 위로 온갖 쓰레기란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음료수병과 캔에 비닐봉지, 휴대용 종이컵이 보인다. 플라스틱 부표와 명품을 담았을 종이가방도 있다. 역설적이게도 ‘환경을 사랑하자(Let’s Love the Environment)’는 뜻의 영어가 적힌 쇼핑백도 부유하고 있다.

이윤유 학생.
이윤유 학생.

이것만 있었다면 그나마 사람들이 노력해서 제거하면 끝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바다생물이다.

이양이 그려낸 해양쓰레기 더미 사이로는 남방큰돌고래가, 가오리가, 문어가,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다. 언제 어떤 이유로 이 바다생물들이 해양쓰레기를 삼키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제주도 해변에서 발견된 거북이 사체를 부검한 결과 위에서 플라스틱이 나오고, 낚싯줄에 얽혀 수면으로 나오지 못한 채 죽은 거북이가 나오고 있다. 제주바다를 자유롭게 노니는 남방큰돌고래들도 지느러미에 낚싯줄이 꼬여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흰색 비닐봉지를 해파리로 오해해 먹고는 숨진 바다거북, 캔음료 고정끈에 몸이 걸려 기형으로 자란 바다거북의 모습을 우리는 목격한 바 있다. 먹이활동 중 실수로 삼킨 비닐봉지나 플라스틱병이 뱃속에서 발견된 고래류를 우리는 기억한다.

이양은 이번 작품에 대해 “사람들이 잘 살면서 쓰레기 때문에 바다가 오염된 것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양의 말대로 제주도의 해양쓰레기 문제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2만2000여t이다. 3년 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 제주도에선 올해 100억원을 투입해 해양쓰레기 수거와 처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양쓰레기 수거량이 급증한 것은 이를 수거하는 활동이 많아진 이유도 있겠지만 그만큼 해양쓰레기 발생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매월 1회 정기적, 매주 비정기적으로 수중 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션케어의 활동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오션케어가 서귀포시 법환포구에서 틈나는 대로 주변 바다속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접근이 용이한 법환포구 앞바다 쪽에는 해양쓰레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깨끗해졌다. 그럼에도 몇 주 후에 가보면 새로운 쓰레기를 한가득 걷어올린다.

다이버들이 접근하지 않는 지역은 쓰레기가 항상 넘쳐난다. 어업 활동 중 피치 못할 사정으로 유기된 폐어구들이 발견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수중 정화활동에 참가하는 회원들마다 “어떻게 해도해도 끝이 없나”라고 한탄이 나올 정도다.

이양은 ‘풍요로움의 다른 이면’을 “선생님한테 위에서 내려다보는 걸로 그려보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아름답고 푸른 제주바다의 잔잔한 수면 아래 감춰져 있는 부끄러운 현실을 목도하라고, 이양이 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아우성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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