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도민 바다환경대상 의식제고 사업]
[2023 제주바다사랑 공모전] ⑰ 최우수상 윤노아 학생

해양쓰레기 하나 없는 바다생물만 노니는 공간 묘사
“치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버리지 말았으면…”

윤노아 학생의 최우수상 수상작 ‘제주바다.
윤노아 학생의 최우수상 수상작 ‘제주바다.

“바다를 좀 더 보호해줬으면 좋겠어요.”

제24회 범도민 바다환경대상 의식제고 사업의 일환인 ‘2023 제주바다사랑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윤노아 학생(동홍초 2년)은 자신의 작품(제주바다)을 통해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으로서 윤군이 그린 제주바다는 눈부시게 파란 공간이다. 많은 작품들이 깨끗해 보이는 바다속을 좀먹듯이 파고드는 해양쓰레기들의 문제를 고발한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화면이다.

“저는 예전부터 바다에 가는 걸 되게 좋아했어요. 그래서 스노클링을 하면서 물고기를 매우 많이 봤거든요. 걔네들을 그림에 담고 싶었어요.”

그렇게 윤군이 담아낸 바다생물은 거북이와 새우, 한치, 복어 등 물고기와 해저에 서식하는 산호와 불가사리, 갯민숭달팽이 등 종류가 다양하다. 윤군은 이러한 바다 환경을 연필로 그리고 색연필로 색칠한 뒤 물감으로 배경 화면을 그려냈다.

윤군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번 작품은 흔히 말하는 우리가 기억하는 바다, 우리가 바라는 바다, 그런 모습을 언제나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희망을 표현한 것 같다. 그러한 윤군의 바람이 최우수상 수상으로 이어지면서 지난달 25일 시상식장에서 만난 윤군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폈다.

윤군이 좋아하는 바다이기에 바다에 갔을 때 눈에 들어온 쓰레기들은 윤군이 “청소하고 싶었어요”라고 할 정도였다. 이는 윤군의 다음 꿈으로도 연결된다.

윤군은 해양쓰레기 제거를 위해 “바다 쓰레기를 제거하는 기기를 만들어서 제거하고 싶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생의 머리에 든 이 생각이 현실로 이어진다면 우리 바다는 얼마나 깨끗해질 수 있을까?

윤군의 희망이 단순히 꿈만으로 그치지 않는다면 제주바다는 세상 그 어느 바다보다 깨끗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네덜란드의 한 청년이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바다속 가득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보고 발명한 해양쓰레기 제거 장치는 하나의 실례다.

2023 제주바다사랑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 윤노아 학생.
2023 제주바다사랑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 윤노아 학생.

보얀 슬랫(Boyan Slat)은 2012년 18세일 때 해류를 이용해 바다의 쓰레기를 치워보자는 생각을 TEDx에서 강연했다. 슬랫은 이후 200만달러의 후원금을 모은 뒤 다니던 대학도 중퇴하고 19세인 2013년 비영리단체인 ‘오션 클린업(The Ocean Cleanup)’을 설립했다.

오션 클린업은 이후 거대한 해양쓰레기 수거 장치(시스템System 시리즈)를 통해 태평양 상의 거대 쓰레기 지역(GPGP, Great Pacific Garbage Patch)의 쓰레기들을 수거하고 있다. ‘인터셉터(Interceptor) 시리즈’를 통해서는 강 하구로 밀려드는 해양쓰레기들을 바다로 나가는 것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오션 클린업이 이를 통해 지금까지 수거한 해양쓰레기 양만 7955t(홈페이지 공지 기준)에 달한다. 지난 한 달 간 수거한 양만 해도 80t이 넘을 정도다.

세계 최대의 바다 한 가운데 형성된 거대한 해양쓰레기 더미를 발견한 뒤로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제거 작업으로 2040년까지 폐기물의 90%를 제거하는 원대한 작업이 현실화하고 있는 중이다.

윤군에게 도민들이나 관광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을 물었을 때 윤군은 “바다에 있는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버리지 않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우문현답이 나왔다.

해마다 겨울이면 북서풍을 타고 온 해양쓰레기가 제주도 북부와 서부, 남부 일대를 가득 채운다. 이를 수거하기 위해 바다지킴이들은 물론 다양한 단체에서 추위를 잊고 땀을 흘리며 몸을 놀린다.

윤군의 꿈대로 육지의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지 않고, 바다속이 해양생물로만 가득 찬 아름다운 공간이 되기를 바라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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