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교육감 후보 행보] 이석문

지난 31일 오전 이석문 교육감 후보가 제주시장기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사라봉 축구장을 찾아 아빠를 따라온 한 초등학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정임 기자
지난 31일 이석문 후보가 아라 아이파크를 찾아 동대표 주민들과 아라동 교육 과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문정임 기자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해가 뜨고 도시의 움직임이 막 시작된 이른 아침, 이석문 교육감 후보는 선거 마지막 토요일을 아파트 동대표들과의 소박한 만남으로 시작했다.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이 후보는 7시 일정을 30분이나 앞서 도착한 뒤 휴일을 일찍 시작한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환한 웃음을 건네고 있었다. 

예비후보 등록부터 투표를 목전에 둔 오늘까지 장장 4개월을 쉬지 않고 달려온 강행군이었을텐데도 이 후보의 눈빛과 목소리에서는 팔팔한 기운이 흘러 넘쳤다.

이 후보는 그간 간담회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진행해왔다. 다른 후보들이 대규모 유세나 TV토론회를 통해 한꺼번에 많은 유권자들을 만나려 하는 것과는 분명 다른 행보다. 그보단 각 분야별 모임을 찾아 교육과 관련한 의견이나 바람을 청취하고 자신의 정책적 입장을 전달하며 해결책을 서로 고민하는 방식의 만남을 추구해왔다.

두루뭉술한 청사진 몇마디 건네는 것으로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충분히 각인시키지 못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시민들을 직접 만나는 소중한 기회를 '영혼없는' 미소와 악수로 낭비할 수 없다는 개인적 신념도 한 이유다.

꾸밀 줄 모르는 이 후보의 언변은 이날 오전 아라 아이파크 동대표 및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여지없었다.

이날 만남의 화두는 아라초등학교 과밀에 따른 초교 신설 문제. 동대표들은 미리 복사해 온 언론 보도내용을 내밀며 대책을 요구했다. 아라지구를 개발하면서 초교를 신설하지 않은 것이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것. 500여명이던 아라초 학생 수가 지금은 1000여명에 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신설 대신, 영평마을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한 영평초 이설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과밀학급이 교육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학생 수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설에는 신중하자 했다.

이어진 대화에서 주민들은 어느 교육의원 후보의 의견을 인용해 아라동 외국어센터 설립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후보의 답은 같았다. 기본적으로 하드웨어 설립보다 프로그램 확충에 몰두하겠다는 것.

이 후보는 "후보의 입장이지만 용기있게 한 말씀을 드린다"며 "지금 제주의 고통은 건설에서 비롯됐다. 뭔가를 세우는 방식은 그 시기의 수장에게만 이로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력고사 세대에서 수능을 거쳐 입학사정관제 시대가 이미 도래했지만 우리의 교육방식은 여전히 객관식 답찾기에 머물고 있다"며 "시설 건립보다 내용을 바꾸는 일에 유권자들이 적극 공감하고 지지해줄 것"을 강조했다.

이날 주민과의 대화는 아파트 테라스에서 의자 몇 개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주민과 이 후보가 서로의 교육적 견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어느 새 햇빛은 더 뜨거워졌지만 주민들은 이 후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다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데 몰두했다.

그리고 다시,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날 시간. 이 후보는 제주시장배 축구경기가 개최되는 사라봉 축구장으로 씩씩하게 말걸음을 옮기며 슬쩍 기자에게 말을 건넨다 "달콤한 말로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어요. 진실하게 듣고 내 얘기를 전해야죠"

결전의 순간까지 남은 시간은 이틀. 마무리 전략을 묻자 "단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위해 단 한명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려고 노력하겠다"는 답이 돌아온다. 선거가 며칠이 남았든 늘 해오던대로 유권자들을 만나 다시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의미다. 그의 철학과 그의 소신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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