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양가치 재발견을 통한 어촌 활성화]
⓶법환어촌계 해녀마켓
코로나19 고비 넘고 한층 발전된 행사 재개
지역 특산물로 만든 밀키트 선보여 인기몰이

지난 9월 24일 서귀포시 법환동 해녀물질체험장에서 열린 해녀마켓 현장. [사진=조문호 기자]
지난 9월 24일 서귀포시 법환동 해녀물질체험장에서 열린 해녀마켓 현장. [사진=조문호 기자]

서귀포의 해녀학교(법환좀녀마을해녀학교)가 있는 법환동에는 그에 걸맞은 아주 특별한 공간이 있다. 법환어촌계 해녀체험센터를 끼고 바다쪽으로 내려가면 있는 해녀물질체험장이다. 밀물에 물이 찰 때마다 헤녀물질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푸른 바다와 하늘, 범섬을 배경으로 멋진 풍경을 뽐내는 곳이다.

이 공간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행사가 매주 토요일 열리고 있다. 어촌계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해녀마켓’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해녀마켓은 기존 행사를 업그레이드 해서 지난 9월 3일부터 이달 22일까지 계획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개최한 뒤 현재 연장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올해 행사는 늦은 태풍이 연달아 닥치면서 2주 연속 취소된 끝에 지난달 24일 처음 열렸다. 그래서인지 유달리 파란 하늘이 눈부셨던 이날 처음으로 열린 해녀마켓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찾아온 도민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제주지역 소상공업체 약 20개가 자리잡은 해녀마켓을 찾은 이들은 여유롭게 판매상품을 둘러봤다. 멀리 범섬이 보이는 바다 풍경은 올렛길을 떠올리게 해 재미를 배가시켰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정태균·최상희 부부(서귀포시 중문동)는 아이와 함께 나들이를 나온 터였다. 최씨는 “해녀마켓에 대해 알고는 있었는데 이번에 처음 왔다”며 “밝은 느낌에 공간이 넓어서 생각보다 괜찮다. 다른 프리마켓에 비해 배경도 좋다”고 호평했다.

지난 9월 24일 서귀포시 법환동 해녀물질체험장에서 열린 해녀마켓 현장. [사진=조문호 기자]
지난 9월 24일 서귀포시 법환동 해녀물질체험장에서 열린 해녀마켓 현장. [사진=조문호 기자]

해녀마켓에 참가한 판매자들도 해녀마켓이 반갑기는 매한가지다.

이주란 대표(돌담푸드)는 첫해부터 참가한 단골 판매자다. 제주 김부각 제품을 판매하는데 현장 판매로 인한 홍보 효과를 보고 있다. 이 대표는 “해녀마켓에는 여행객도 많고 현지인들도 많이 온다. 제주 김부각 상품을 모르고 온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경우 많다. 고객들과 직접 대면하는 것이 온라인 판매나 다른 기회보다 홍보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임은혜 대표(탐나는 귤이네)는 법환 해녀학교 출신으로 현재는 마을 어촌계에서 받은 수산물로 젓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2019년에 준비해서 2020년 개업했는데 예비사회적기업이다 보니 책임이 더욱 무겁다. 임 대표는 “작년에도 참가했는데 사람들도 많이 찾고 해서 분위기가 좋았다”며 “(현장에서) 매출은 많지 않았지만 알리려고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명함을 갖고 간 사람들의 연락이 많이 온다. 먹어본 사람들은 재주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길거리 공연에 나선 음악인들도 오랜만에 코로나19의 속박 없이 자유롭게 진행된 해녀마켓에 기뻐했다. 오아름 씨는 “제주도 사람이지만 어촌계의 해녀문화에 사람들이 다가갈 환경이 없었다”며 “제주도에 오면 이렇게 체험도 할 수 있고 프리마켓도 즐기며 공연도 볼 수 있다”고 해녀마켓의 장점을 추켜세웠다.

올해 해녀마켓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파스타와 감바스, 누룽지까지 3종의 밀키트 제작이다. 코로나19 이후 뿔소라와 문어 등의 해산물 소비 부진으로 속을 썩은 해녀삼춘들의 마음 고생을 덜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현장에서 무료 시식을 즐긴 신원미 씨(서귀포시 강정동)는 “소라 등 해산물이 여러 가지 들어가서 파스타가 맛있었다”고 평가했다.

해녀삼춘들은 해녀마켓 현장에 직접 판매의 장을 꾸렸다. 이들은 해녀부스에서 뿔소라를 판매하면서 코로나19 일상회복과 함께 판매량 회복도 이뤄지기를 기원했다.

‘어촌계 활성화’를 실천하면서 해녀들도 기쁘고, 판매자들도 만족하는 가운데 방문객들은 색다른 맛과 멋을 즐기면서 모두가 행복한 공간이 연출됐다.

지난 9월 24일 서귀포시 법환동 해녀물질체험장에서 열린 해녀마켓 현장. [사진=조문호 기자]
지난 9월 24일 서귀포시 법환동 해녀물질체험장에서 열린 해녀마켓 현장. [사진=조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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