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양가치 재발견을 통한 어촌 활성화]
④ 제주수산물로 밀키트 제작
4월 시장 조사…7월 개발 시작해 메뉴 3종 출시해 홍보
간편함·고품질 현장 반응 성공적…내년 사업 확장 ‘고무’

제주매일 사업팀이 지난 2일 도내 밀키트 제작업체인 제주소반 한승수 대표이사(오른쪽)와 내년 사업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조문호 기자]
제주매일 사업팀이 지난 2일 도내 밀키트 제작업체인 제주소반 한승수 대표이사(오른쪽)와 내년 사업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조문호 기자]

제주매일이 주관하는 어촌계 활성화 사업은 어촌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자문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소득 창출과 이어지도록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처음 시도한 밀키트 제작은 그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대표 사업이다.

올해 사업을 기획할 때 제주도내 어촌계는 갖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해녀들의 고령화란 고질적인 문제 외에 코로나19로 일본 수출길이 막혔다. 물질을 해도 판매할 곳이 없으니 작업하는 의미도 있었다.

대책을 논의하며 ‘드라이브 스루’ 판매안도 나왔다. 그러던 중 ‘제주에서 잡은 수산물을 사용해 밀키트를 제작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이 힘을 얻었다. 기획팀은 지난 4월부터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도내에서 판매하는 밀키트도 대부분 도외에서 제작되고 있었다. 업체에 문의를 하면 ‘와서 협의하라’고 했다”는 것이 기획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소문 끝에 7월에야 도내 밀키트 제작업체인 ‘제주소반’과 연락이 닿았다.

그렇게 뿔소라 알리올리오(파스타)와 돌문어 감바스알아히요, 제주 돌문어 해물누룽지탕 3종 밀키트가 탄생했다. 뿔소라와 돌문어, 대정 마늘 등 제주산 청정 농수산물로 ‘제주의 맛’을 낸 결과물이다.

밀키트는 요리도구만 있으면 뚝딱 한상차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하고 맛도 뛰어나 해녀마켓 현장에서도 인기를 모았다. 홍보가 주목적이었지만 현장 판매로도 연결이 되면서 600개가 모두 소진됐다.

“현장 시식 행사에서 맛을 본 사람들이 ‘진짜 맛있다’고 하는 반응이 많았다.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기획팀 관계자는 전했다.

제주매일은 올해 성공을 발판 삼아 내년에는 현장 판매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귀포시 법환을 중심으로 제주시 김녕까지 해녀마켓 운영을 확대하는 방향을 잡았다.

올해 어촌계 활성화 사업에 처음 도입해 제작한 밀키트. [제주매일 자료사진]
올해 어촌계 활성화 사업에 처음 도입해 제작한 밀키트. [제주매일 자료사진]

해녀마켓의 성공은 제주소반에게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승수(44) 대표이사는 “도내를 타깃으로 회사를 세웠는데 매출은 거의 도외에서 일어나다 보니까 지역민들에게 더 가까이 가고 싶었다. 이것(밀키트 제작)을 하면서 더 많은 분들에게 우리 상품을 알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 대표는 내년 사업에 대비해 “그때를 겨냥한 상품을 개발해서 미리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기획팀에서 어촌계와 연계해 문어나 소라를 삶아서 공급할 때 필요한 장비를 조달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기에 부담을 줄 수 있기에 가능한 결정이다.

한 대표는 이전에도 어촌계에서 직접 소라를 삶아서 알맹이만 빼서 껍데기와 같이 저렴한 가격에 납품받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어촌계 사정으로 납품이 끊긴 뒤 대체 납품처를 못 찾았다. 생물을 직접 삶고 밀키트를 작업하기에는 너무 번거롭고 단가 맞추기도 쉽지 않았다.

한 대표는 “단가가 올라가면서 판매가도 올라갔다. 실제 소라는 많이 안 쓰는데 가격은 비싸게 되니까 한 1년 동안은 소라 메뉴를 아예 손을 안 댔다”며 “이번에 기회가 돼서 다시 개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어촌계와의 협업 자체가 마케팅에 스토리텔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으로 보고 “저희도 좋고 그분들도 좋고 그런 순환고리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제주지역 밀키트 전문업체로 업계 최초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은 제주소반은 올해 결과를 기반으로 다양한 제주 농수산물을 메뉴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미 달고기를 이용해 파피요트를 만들기도 했다. 제주소반의 밀키트는 홈페이지몰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은 물론 대정, 하귀, 중문 하나로마트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어촌계 활성화 사업은 이런 식으로 어촌계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사업으로 경제에 도움을 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올해 어촌계 활성화 사업에 처음 도입해 제작한 밀키트 제작 과정. [사진=제주소반 제공]
올해 어촌계 활성화 사업에 처음 도입해 제작한 밀키트 제작 과정. [사진=제주소반 제공]
올해 어촌계 활성화 사업에 처음 도입해 제작한 밀키트 제작 과정. [사진=제주소반 제공]
올해 어촌계 활성화 사업에 처음 도입해 제작한 밀키트 제작 과정. [사진=제주소반 제공]
올해 어촌계 활성화 사업에 처음 도입해 제작한 밀키트 제작 과정. [사진=제주소반 제공]
올해 어촌계 활성화 사업에 처음 도입해 제작한 밀키트 제작 과정. [사진=제주소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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