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바다정화 단체 ‘세이브제주바다’
지난 5년간 4500여명 참여…비치클린·해양쓰레기 재활용 강점
해양 환경 교육으로 플라스틱 줄이기 ‘심혈’…깨끗한 바다 수호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 조직인 세이브제주바다의 바다정화 활동. [사진=세이브제주바다 페이스북]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 조직인 세이브제주바다의 바다정화 활동. [사진=세이브제주바다 페이스북]

공무원연금공단 직원들이 월급의 일부를 모은 기부금을 전달받은 지난달 28일, 세이브제주바다(Savejejubada) 한주영 대표는 일화를 하나 소개했다. 기부금 전달식에서 한 번 쓰고 버리는 판넬을 새로 만드는 대신 폐판넬의 뒷부분을 재활용하자고 제안을 했다는 얘기다. 공단 측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 것인데 한 대표는 “더 많은 기관과 기업들이 이런 아이디어를 받아주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고 말했다.

바다정화 봉사활동과 함께 비친환경적인 생활·소비 습관을 되돌아보고 플라스틱 소비량 줄이기에 힘쓰는 ‘세제바’의 일상이다.

세제바는 한 대표의 바다 사랑에서 시작했다. 2014년 발리에서 서핑을 하던 한 대표는 갑자기 쓰레기가 자신을 에워싸는 경험을 했다. 한 대표는 이 때를 “담배꽁초, 음식이 담겼던 일회용 용기, 알 수 없는 내용물이 묻어있는 비닐 등 각종 더러운 쓰레기가 바다에 둥둥 떠서 저를 에워싸고 있으니 토가 나올 것 같았다”고 기억했다.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 조직인 세이브제주바다의 바다정화 활동. [사진=세이브제주바다 페이스북]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 조직인 세이브제주바다의 바다정화 활동. [사진=세이브제주바다 페이스북]

이날의 충격 이후 해양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한 대표는 제주에 돌아와서 제주도에도 해양 쓰레기 문제가 심각함을 깨달았다. ‘누군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하던 한 대표는 결국 2017년 12월 마음 맞는 서퍼 친구들을 모아 세제바를 만들었다. 그리고 깨끗한 제주바다 가꾸기를 시작했다.

친구들끼리 하던 작업은 어느새 뜻을 같이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몰리면서 이제는 정기 비치클린에 기본적으로 20~30명은 올 만큼 커졌다. 여기에는 제주도민은 물론 여행객들도 손을 보탠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는 엄마와 아빠들도 있다. 모두가 깨끗한 제주바다를 지키고자 하는 일념에 지난 5년간 4500명이 넘게 참여해 약 35t의 해양쓰레기 수거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세제바는 수거한 해양쓰레기 재활용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수거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로 캠핑 박스와 한글놀이 점자블록, 열쇠고리 등을 만들어 판매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판매한 업사이클 캠핑박스는 매진되면서 판매 수익금이 3600여만원이나 됐다.

제주도로 워크숍을 온 A사 직원들이 세이브제주바다로부터 해양환경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세이브제주바다 페이스북]
제주도로 워크숍을 온 A사 직원들이 세이브제주바다로부터 해양환경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세이브제주바다 페이스북]

이를 위한 세제바의 고민과 노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해양쓰레기의 절반을 차지하는 폐그물을 이용해 가방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체험을 준비하고 있다. 자연순화사회연대의 후원을 받아 해양환경 교육과 비치클린을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해양환경 교육은 세제바가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해양환경 위기의 해결책은 교육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생활 속에서 식습관과 소비습관이 해양쓰레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리고 일상생활에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다. 약 500명이 이를 이수했다.

2018년 발족한 세이브제주바다 유스클럽의 청소년들은 그들만의 시각으로 제주바다의 환경오염 실태를 알리고 적극적으로 정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세이브제주바다가 수거한 가지각색의 해양쓰레기. [사진=세이브제주바다 페이스북]
세이브제주바다가 수거한 가지각색의 해양쓰레기. [사진=세이브제주바다 페이스북]

 

한 대표는 그 동안 세제바와 함께한 자원봉사자들을 향해 “‘너 혼자만 유난을 떤다’는 얘기를 듣던 사람들이 ‘나 혼자가 아니다’라는 연대감을 느끼게 해주고 희망을 줬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깨끗한 바다는 ‘나’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리고 “내가 만들어내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환경을 위한 가장 쉽고 빠른 해결책이라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달 세제바의 정기 비치클린 일정은 7일 오후 5시 송악산 근처 해변, 14일 오후 5시 고산 수월봉 해변, 20일 오전 8시 김녕해안, 21일 오후 5시 대평포구, 27일 오전 8시 표선(토산리), 28일 오후 5시 사계해변 등이다.

세제바의 일정과 활동은 인스타그램(@savejejubada) 혹은 페이스북(@세이브제주바다)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문호 기자활동 중 수거한 가지각색의 해양쓰레기.

제주도로 워크숍을 온 A사 직원들이 세이브제주바다로부터 해양환경 교육을 받고 있다.

곽지해수욕장에서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 중인 세이브제주바다. [사진=세이브제주바다 페이스북]
곽지해수욕장에서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 중인 세이브제주바다. [사진=세이브제주바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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