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플라스틱 없는 세상 꿈꾸는 JAGA
개인용기에 물 담아주는 ‘지구별약수터’로 시작…시민참여 호응
해변 플로깅 활동에는 초등학생들도 동참…페트병 줄이기 ‘박차’

지난 7일 오전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서 ‘지구별 플로깅’ 참가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조문호 기자]
지난 7일 오전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서 ‘지구별 플로깅’ 참가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조문호 기자]

지난 7일 오전 7시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는 벌써 뙤약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5분도 걷지 않았음에도 이마는 물론 온몸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릴 정도로 한여름 날씨는 뜨거웠다. 이를 마다하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쓰레기줍기에 여념이 없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바로 ‘지구별약수터’ 캠페인의 일환인 ‘지구별 플로깅 여행’ 참가자들이다. 이날 1시간 넘는 활동의 결과는 80㎏들이 마대 두 자루. 이를 가득 채운 내용물 중 막대폭죽 쓰레기에는 분통이 터졌다. 한 참가자는 “우리 아들이 밤에 이렇게 놀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해변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은 길어지는 무더위만큼이나 지난하다. 강미선 씨는 “함덕해변에서 부표 등 부피가 큰 해양쓰레기 수거를 할 때는 모른 척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면서도 “(현장에) 와서 보면 ‘그러면 안 되겠다. 움직여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강씨에게는 일요일 아침 일찍 나오는 일도 “몸에 활력이 생기고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 됐다.

지난 7일 오전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서 ‘지구별 플로깅’ 참가자들이 해변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줍고 있다. [사진=조문호 기자]
지난 7일 오전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서 ‘지구별 플로깅’ 참가자들이 해변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줍고 있다. [사진=조문호 기자]

‘작은것이아름답다(JAGA)’가 2019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노(NO) 플라스틱’ 캠페인인 ‘지구별약수터’는 JAGA와 협약을 맺은 카페에 개인용기(텀블러 등)를 갖고 가면 무료로 식수를 제공하는 시민참여형 환경보호 프로젝트다. 이경아 대표가 바닷가 도처에 널려있는 식수 페트병을 우연히 인지한 이후 시작한 프로젝트다. 도내에서 생수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보자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시작했을 때에는 모두가 만류하던 계획이었지만 목표인 10개 카페를 금방 채우고는 120여개의 지구별약수터와 협약을 맺었다.

이날 봉사활동에 나선 최수미씨도 최근 지구별약수터와 연을 맺었다. 최씨는 “텀블러를 가져오면 물은 나눠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이 아무래도 페트병을 덜 사용할 것”이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동물들이 플라스틱을 먹은 사진을 보고 가슴 아팠다”는 최씨에겐 당연한 일이겠다. 내친김에 최씨는 “우리 가게에 오면 얼음도 드릴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페트병 사용 줄이기에 동참할 것을 희망했다.

지난 7일 오전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서 ‘지구별 플로깅’ 참가자들이 해변에서 주운 쓰레기들을 모으고 있다. [사진=조문호 기자]
지난 7일 오전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서 ‘지구별 플로깅’ 참가자들이 해변에서 주운 쓰레기들을 모으고 있다. [사진=조문호 기자]

‘지구별’ 프로젝트는 이후로 꾸준히 영역을 확장시켜 나갔다. 플라스틱 1회용품 없이 살기 모니터링과 탄소발자국표시 의무제 시행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시켰다.

지난해부터 어린이 환경 캠페인단으로 캠페인공연과 봉사활동에 참여할 어린이 단원 ‘지구별 키즈(Kids)’ 운영도 그 일환이다. 이날 참가자 중에도 지구별 키즈가 있었다. 오은서양(초교 5년)은 지난해 엄마의 소개로 지구별 키즈가 됐다. 평소에도 물놀이 갔을 때 쓰레기를 주웠던 관심이 활동으로 이어진 경우다. “처음에는 가끔씩 인상을 찌푸렸다”는 오양은 “지금은 (해양쓰레기) 줍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고 했다. 일본에서, 중국에서 건너온 쓰레기들을 보면서 ‘일본과 중국에는 이런 쓰레기들이 있구나’ 하고 신기해하던 기억도 있다.

친구들에게 “굳이 단체에서 활동하지 않아도, 봉지와 집게를 들고 줍지는 않더라도 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자기만의 신념이 확고했다. 오양은 앞으로 “중학생이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놀이 형식으로 캠페인도 했으면 좋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구별약수터’는 구글맵(bit.ly/2YRTuAF)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