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제주바다사랑 공모전 최우수상 정지예 학생

코에 낀 빨대 제거에 몸부림치는 영상 보고 작업
평소에도 수거 활동 실천…“작품으로 활용” 제안

정지예 학생의 최우수상 작품작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로 아파하는 거북이를 보았어요. 구해주세요’. [제주매일]
정지예 학생의 최우수상 작품작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로 아파하는 거북이를 보았어요. 구해주세요’. [제주매일]

2022 제주바다사랑 그림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지예(서귀북초 3년) 학생이 전하는 의미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하다. 정양은 자신의 작품에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고생하는 바다거북이를 그린 뒤 “구해주세요”라고 강변한다.

해양쓰레기로 죽음에 이르는 바다생물은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거북이는 물론이고 고래도 상어도 예외가 없다. 그 중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은 단연코 플라스틱이다.

정양은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로 아파하는 거북이를 보았어요. 구해주세요’라는 작품으로 이의 심각성을 표현하려 했다. “거북이 코에 빨대가 들어간 영상이 인상 깊어서 그랬다”는 것이 정양의 얘기다.

거북이 코에 꿴 플라스틱 빨대를 빼내면서 피가 흐르고, 결국 거북이가 눈물까지 흐르는 영상은 공개되자마자 온누리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바다를 주무대로 살아가는 다이버들도 놀랐다.

지난해 그림 공모전 대상작(우리가 생각하는 바다, 미래에는?) 또한 같은 영상을 본 김하은 학생(당시 신제주초 5년)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미래의 생물은 얼마나 힘들지 생각해봤고, 그 생각을 자연스럽게 그림으로 표현”했다.

실제로 플라스틱이 해양생물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웬만한 규모를 초월한다.

세계자연기금(WWF)이 지난 2월 발간한 보고서(플라스틱 오염이 해양생물종, 생물다양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는 해양생물종의 88%가 이미 플라스틱에 나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닷새의 90%, 바다거북의 52%가 위장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다는 결과도 담겼다.

한 번 바다로 흘러간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회수도 어렵거니와, 작은 조각으로 분해되면서 미세플라스틱이 돼 먹이사슬을 타고 결국에는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주기에 너무나 심각한 문제다.

2022 제주바다사랑 그림 공모전 최우수상 정지예 학생. [제주매일]
2022 제주바다사랑 그림 공모전 최우수상 정지예 학생. [제주매일]

정양은 이러한 피해 자료를 접할 때마다 “기분이 안 좋다”며 “우리가 분리수거를 잘하고 쓰레기도 태우지 않고 해야 바다에 쓰레기가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양은 평소 주변에서 쓰레기 줍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과자 먹다가 나오는 쓰레기는 주머니에나 가방에 넣어요. 바닥에 페트병이 많이 있으면 1개라도 주워서 버리기도 해요”라는 정양은 “친구들이랑 운동장을 돌 때마다 (쓰레기를) 같이 주운 적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정양은 바다환경을 깨끗이 지키기 위한 의식 개선 활동을 위해 더 할 수 있는 실천법으로 “쓰레기로 작품을 만드는 것”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실제로 ‘비치코밍(Beachcombing)’을 통한 ‘업사이클링(Upcycling)’의 형태로 실천되고 있다. ‘비치코밍’은 해변을 뜻하는 ‘비치(Beach)’와 빗질을 뜻하는 ‘코밍(Combing)’이 합해진 말이다. 해변을 빗질하듯이 바닷가에 밀려든 표류물이나 쓰레기를 주워 모으는 행위다.

이렇게 모은 해양쓰레기는 자원이 되기도 한다. 버려지는 물건을 새롭게 디자인해 예술적·환경적 가치가 높은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을 통해서다.

제주매일이 주관하는 ‘2022년 제주바다사랑 제주愛바다愛 프로젝트’는 부대사업 중 하나로 ‘제주바다 업사이클 해양자원 전시회’를 지난달 삼양다목적생활문화센터에서 열기도 했다.

우리가 쓰고 난 뒤 바다로 흘러가 해양생물에 피해를 끼치는 해양쓰레기를 치워야 할 책임은 바로 우리에게 있다는 인식이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