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고다온 학생, 2022 제주바다사랑 그림 공모전 대상

남방큰돌고래 뛰노는 ‘병속에 갇힌 제주’ 묘사
병밖에는 해양쓰레기 가득…의식 제고에 보탬

고다온 양의 대상작 ‘병속에 갇힌 제주’. [제주매일]
고다온 양의 대상작 ‘병속에 갇힌 제주’. [제주매일]

지난 25일 난타호텔에서 개최한 제23회 범도민바다환경대상 시상식에서 바다환경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기 위한 부대 행사로 진행한 ‘2022 제주바다사랑 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고다온 학생(삼양초 6년)은 시상식 직후 기자와 만나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고양은 이번 공모전에서 ‘병속에 갇힌 제주’라는 작품으로 최고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고양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제주의 바다가 많이 더러워졌잖아요. 이제 저 (병의) 겉에 있는 바다는 현재 제주 바다의 모습이고, 안에 있는 병속의 제주는 이제 얼마 남아 있지 않은 깨끗한 제주 바다인데 사람들이 가지려고 하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고양의 작품 속에 묘사한 ‘병 밖의 제주바다’는 우리가 해변을 찾았을 때 겉으로 보는 바다와는 많이 다르다. 눈부시게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옥빛 물결이 출렁거리는 바다와 반대의 모습이다.

고양은 칠흑 같은 어두운 밤바다를 배경으로 회색빛이 감도는 바닷물로 가득한 제주바다를 그려냈다. 자연은 온통 무채색이 가득한데 물속에 떠 있거나, 해변을 뒤덮은 해양쓰레기들은 오색찬란한 색감이 가득하다.

그림을 자주 그린 솜씨가 드러나는 필치에 주제 의식이 돋보이는 고양의 작품은 보는 이마다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손색이 없었다. 지난달 25일 난타호텔에서 열린 시상식 현장에서 전시한 고양의 작품을 본 사람들마다 안타까움을 공유했다.

고양은 자신의 작품에 담은 의미에 대해 “그림을 그리면서 제주바다의 환경을 생각하다 보니까 이렇게 깨끗한 제주바다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라고 답했다.

이는 동남아시아 해변을 생각나게 할 정도로 맑고 깨끗한 에메라랄드빛 바다를 찾는 도민과 관광객들이 1000만명을 넘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해변 구석구석을 살펴본 사람이라면, 다이빙을 하면서 바다속을 들여다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기도 하다.

2022 제주바다사랑 공모전 대상을 받은 고다온양. [제주매일]
2022 제주바다사랑 공모전 대상을 받은 고다온양. [제주매일]

본지가 범도민 바다환경보전 의식 제고를 위해 연재했던 제주바다 사랑 프로젝트인 ‘바다愛 사랑愛’에서 소개했던 해양정화활동 단체들은 매번 바다를 청소할 때마다 좌절의 순간을 겪고는 했다. 특히, 해변에서 정화활동을 할 때는 시도 때도 없고, 종류도 국적도 없이 밀려든 해양쓰레기들에 한숨을 내쉬기가 일쑤였다.

이런 모습은 고양도 마찬가지로 목격했다. 고양은 “친구들이랑 놀 때 바다를 가면 해변에 쓰레기들이 되게 많아요. 플라스틱 쓰레기들도 있고, 가끔은 죽어서 떠내려온 작은 물고기들도 본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을 보면 참 슬퍼요”라고 털어놨다.

학교 운동장에서도 곳곳에 떨어진 쓰레기들을 발견하면 줍곤 했던 고양에게는 이런 바다쓰레기들이 그만큼 더 안타까운 일로 다가왔다. “TV를 보다 보면 바다환경에 대한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잖아요. (이제 바다를 깨끗하게 지키기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더 많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고양은 역설했다.

“바다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고 의미를 설명한 고양은 “바다에 쓰레기가 많다고 했는데, 매우 깨끗하고 예쁜 바다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소망을 밝혔다.

고양의 이런 마음은 뜨거운 여름햇살이 내리쬐던 지난 8월 7일 이호테우해변 쓰레기 줍기에 나섰던 ‘지구별 키즈(Kids)’ 참가 학생을 떠올리게 했다. 엄마의 손에 이끌려 시작한 어린이 환경 캠페인단 활동에 “처음에는 가끔씩 인상을 찌푸렸다”는 학생이 “지금은 즐기는 것 같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바다환경 지킴이 활동의 저변이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만이 아니라 어른들, 도민들은 물론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까지 아름다운 제주바다를 지키려는 개인·단체의 의식을 전파하기에 고양의 작품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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