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인 기자 (문화부)

“그게 어디든 직접 현장에 가세요”

최연지 前한국일보 기자, 드라마 작가, 국제회의동시통역사 등 수많은 직업을 가졌던 선생님은 나에게 기자의 길로 안내해준 이다. 

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지금 이 일을 하기 전에는 우리의 대화는 대부분 문화예술이었다. 그런데 요 몇 달 전서부터 우리의 대화소재는 문화예술보다는 ‘기자’란 소재였다.

“그게 어디든 직접 현장에 가세요. 기자증은 그 때 쓰는 겁니다. / 바이라인은 독자에게 이 기사 내가 책임집니다 라고 말하는 것 기자의 고객은 구독자입니다. 드라마작가의 고객이 시청자 듯이. 다른 눈치는 볼 필요도 시간도 없습니다. 책임 질 수 없으면 바이라인 달면 안 됩니다. / 기자는 기사로서 기자의 사명을 하면 됩니다 / 취재 안하고 쓰는 건 앉아서 '궁뎅이'로 쓰는 거죠. 뛰면서 '발‘로 쓰는 게 아니라. 앉아서 궁뎅이로 쓴 기사는 고등어 캔, 뛰면서 발로 쓴 기사는 고등어 회. 캔이 싸다는 건 장점이고요. 캔이 영양가가 없는 건 아니거든요. 차이는 오직 맛이죠 / 연합뉴스를 신문들이 그대로 받아쓰는 경우가 많아 그들에게 민중이 준 권력은 더 많아요 정신 차려 손가락들아”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다가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말이 떠올랐다. 

요즘 선생님은 기자정신을 잃지 말라고 한다.
“사회 정의와 힘없는 민중의 행복만 생각하는 정신, 이외에는 기자에게 중요한 것은 없어요. 사진기자의 카메라와 보도기자의 손가락에 민중은 권력을 부여했어요. 기자정신만 확실하면 투머치 권력질도 용인됩니다. 미국에선 기자가 대통령 목도 날렸죠. 민중의 권력이 아니고 도청의 권력에 붙은 기자를 기자쓰레기 즉 기레기라 하죠. 아무나 기레기 되는 거 아니예요”

그리고 한 마디를 더 전한다.
“기레기는 권력의 창녀, 검찰은 권력의 시녀. 권력이 바뀌면 시녀는 사라지지만 창녀는 영업을 계속하고 고객만 바뀔 뿐. 진실은 카메라와 펜에 권력을 부여한건 민중 혹은 시민이예요. 그것을 자기 출세 입신영달에 사용하면 안 돼요. 기레기라고 민중이 욕 해요. 그들은 욕할 권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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