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미술관을 가다

 

차에서 내리면 야트막한 언덕에 정갈한 미술관이 보인다. 현무암을 밟고 오르는 길 좌우로 조형물들 하나하나가 초록 잔디밭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멋진 그림을 만들어낸다. 백미는 언덕위 미술관과 수평으로 마주섰을 때다.
'거울연못'위 미술관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연못에 비친 하늘과 미술관...소금쟁이가 구름을 타고 놀고 있다. 바람이 불면 간간이 놓인 제주 돌과 작품의 그림자가 흔들리며 그것 또한 예술이 된다.  

 

제주도립미술관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개관 10주년을 맞아 국립현대미술관 순회전 ‘내가 사랑한 미술관-근대의 걸작’전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해 덕수궁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소장품의 수집 역사를 다룬 것으로 6월 9일까지 열린다.
서양인이 그린 최초의 유화로 인정받는 하워드 보스의 ‘서울 풍경’이 1898년 당시 액자 그대로 전시됐다. 러시아에서 활동하다 북한 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변월룡이 그린 이순신 13대손 이기영 초상화도 있다. 가난을 극복하고 천재화가로 이름을 날렸던 이인성의 불투명 수채화도 인상적이다. 이 밖에도 고희동, 구본웅, 김환기, 이중섭 등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도립미술관은 도민 미술교육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린이 미술학교’는 즐기면서 배우는 즐거운 수업으로 초등학생들의 인기 강좌이다. 또 성인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미술전문인 양성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미술관 로비와 야외공원에서 무료 행사가 열린다. 다양한 미술체험 프로그램, 음악연주회, 영화 ‘업(Up, 2009)’이 상영된다.

(문의=710-4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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