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이 넘실대는 이국적 풍경에 관광객들 연신 '찰칵... 찰칵'

뜨거운 사막이 떠오르는 선인장, 제주에선 해변에서 자란다.

제주시 월령리는 선인장 군락으로 유명하다.

올레 14코스 중 바닷가를 따라 걷노라면 좌우로 선인장이 넘실대는 이국적인 풍광을 볼 수 있다. 그 사이를 고양이들이 가시를 피해 잘도 다니며 관광객들의 사진 세례를 받는다.

뜨거운 사막이 아닌 바닷가에서 스스로, 알아서 잘 자라는 선인장의 고향은 멕시코란 설이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그 먼 길을 바닷길(구로시오 난류)을 따라 도착한 곳이 제주도 월령리다.

월령리 주민들은 선인장이 손바닥처럼 생겼다고 해서 손바닥선인장, 부채선인장, 백련초라 부른다. 5~6월에 노란 꽃이 피고 지금부터 서서히 붉은색 열매가 열린다. 주민들은 돌담에 선인장을 심어 뱀과 쥐로부터의 피해를 막기도 했다.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는 1976년에 제주도 기념물 35호로 지정된 후 2001년 9월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선인장들이 외국에서 들여와 관상용으로 재배되고 있지만 월령리 선인장은 국내 유일한 자생종이다.

월령리는 선인장 외에도 바다에 세워진 풍력발전기가 이목을 끈다. 보통 뭍에 설치된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는 바다 한가운데 줄지어 서있어 장관을 이룬다.

한편 4·3 희생자로 널리 알려진 ‘무명천 할머니’인 진아영(1914~2004) 할머니가 여생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할머니의 집은 누구라도 방문해 둘러보고 영상을 볼 수 있다. 할머니도 생전에는 담 밑에 많은 선인장을 심고 가꾸며 하루를 보냈었다.

작은 마을과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가게들, 길모퉁이마다 나타나는 벽화, 방파제에 시를 새겨 놓을 만큼 ‘문화’가 넘실대는 월령마을. 선인장이 아니어도 시간을 내 방문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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