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구좌읍 평대리 '당근과 깻잎'
마을 농부 5명 의기투합 해 만든 마을여행객의 거점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깻잎카레와 커피 등 인기만점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서 지역농업을 홍보하면서 마을여행객의 거점으로 이용되고 있는 카페가 있다. 국내 최고 당근마을 구좌읍 평대리에 위치한 ‘당근과 깻잎’이다.

‘당근과 깻잎’은 평대리 특산품인 당근 시그니처 카페이자 마을여행객의 거점 공간이다. 동뜨락협동조합(유도균 이사장)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사업비 1억원을 지원받아 올해 6월 18일에 개업했다. JDC 마을공동체사업 제22호점인 이곳은 마을회가 아닌 조합원에게 사업비를 지원한 것으로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부들이 함께 만든 카페다.

카페가 위치한 구좌읍 평대리는 천년숲 ‘비자림’과 당도와 향이 뛰어난 국내 최고 ‘당근’이 마을의 자랑이며, 평평한 들판이란 뜻의 제주어 벵듸(버덩)마을로 불린다. 이 마을의 농부 5명은 지역특산품을 홍보하면서 제주도 고유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아 동뜨락협동조합을 구성하고 카페 ‘당근과 깻잎’을 탄생시켰다.

제주 당근은 미네랄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물빠짐이 좋은 비옥한 화산토 밭에서 스스로 수분을 머금으며 자란다. 또한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덕분에 얼지 않고 청정 환경에서 길러져 맛과 향이 우수한 ‘최고의 당근’으로 꼽힌다. 때문에 당근은 전국 생산량의 큰 부분을 차지하며 오랫동안 구좌 지역특화작물로 성장했다. 

그러나 품질에 비해 구좌 당근을 제대로 알릴 공간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에 마을 농부들이 모여 동뜨락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카페는 당근 밭을 포함해 총 350평 규모로 제주의 전통가옥 형태인 안거리와 밖거리 창고를 개조한 형태다. 여름철 카페 뒤편에 넓게 펼쳐진 밭에서 아름다운 당근꽃을 볼 수 있어 찾는 이들에게 보는 즐거움도 제공한다. 한 켠에 마련된 온실에도 건강한 메뉴로 올라갈 유기농채소가 길러지고 있다. 

직접 로스팅한 커피 뿐 아니라 조합원이 밭과 온실에서 농사 지은 유기농 농작물을 활용한 ‘100% 유기농 당근 주스’, 친환경 샐러드와 깻잎카레로 구성된 ‘평대 플레이트’를 시그니처 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유기농 채소의 신선함과 더불어 당근과 깻잎의 깊은 향은 담백하고 깔끔한 맛으로 정직하고 건강한 한 끼를 책임진다.
 

또한 이곳은 지역 농산물 홍보 공간에 이어 평대리 주민의 소통과 관광객의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 거점 공간으로도 의미가 있다.

평대마을 토박이 농부 부석희 조합원은 평대리에서 일어나는 일은 뭐든 다 알고 있는 ‘홍반장’이자 자본과 사람으로부터 제주를 지키고 함께 나아가려는 마을 유명인사다. 그는 생태관광의 일환인 마을여행 해설자를 하며 “생활쓰레기, 소음공해 등 주민들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카페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카페는 여행객들의 화장실 문제와 식사 해결 등 편한 여행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다 만들어진 여행자들의 집결지다.

유도균 대표 역시 당근 체험 농장 프로그램 운영과 블로그 커뮤니티 소통을 통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이용객들은 편리하게 건강한 메뉴를 맛보면서 지역의 역사 문화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입소문을 타고 8월까지 운영이 잘 됐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8월 말부터 휴점에 들어갔다. 
운영진은 “지난 10월에 재오픈한 이후 현재는 여행객이 줄어들어 일주일 평균 방문객 35명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며 “코로나로 인해 실질 운영 기간이 길지 않고 인건비 등이 지출돼 수익구조가 아직 미흡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조합원들이 합심해 투자를 확대하고 인건비를 지원받아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조직을 성장시켜 마을에 운영 수익금을 환원할 예정이다. 

조합원들은 “하루빨리 코로나 상황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익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대표 특산품과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하는 지속 가능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