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프롤로그
인간의 무분별한 욕망 ‘환경파괴’...버려진 쓰레기에 해양생물 신음

국립해양해양생물자원관에서 실시했던 제주근해 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 부검 모습과 바다거북 내장에서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
국립해양해양생물자원관에서 실시했던 제주근해 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 부검 모습

지난 12일 구좌읍 평대리 해안에서 새끼 상괭이 사체가 발견되는 등 11월에만 벌써 3마리의 상괭이 사체가 제주연안에서 발견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 11일에는 낚시줄에 걸린 푸른바다거북 사체가 조천읍 신흥방파제 부근에서 발견됐다,

상괭이와 푸른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면서 해양수산부가 보호대상 해양생물로 지정하고 있는 보호종이다.

이들 보호종이 자연사가 아닌 사체로 발견되는 원인은 단 하나. 인간의 무분별한 욕망에 의한 것이다. 지난 2017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제주연안에서 발견된 상괭이 사체는 125마리이다. 상괭이 죽음의 원인은 거의 대부분 어민들의 친 그물에 다른 어류와 함께 걸리는 혼획을 잡혀 올라오다 폐로 호흡하지 못해 압사 당하고 있다.

바다거북 내장에서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
바다거북 내장에서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

푸른바다거북 등 거북이들은 더욱 처참하다. 지난해 국립해양박물자원관이 제주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 4구를 부검한 결과 2구의 장 내에서는 미세플라스틱과 어업용 밧줄 등 다양한 해양쓰레기가 들어있었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류를 먹은 바다거북이 죽은 것이다.

지난해 828일에는 제주도와 해양수산부가 인공부화하거나 연구용으로 들여왔던 바다거북 14마리를 중문동 색달해변에서 자연방류했다. 색달해수욕장이 바다거북의 산란지로 확인되면서 다시 회귀해 새끼 바다거북 알을 낳는 등 제주연안이 바다거북의 산란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색달해수욕장은 지난 2007년 이후로는 바다거북의 산란소식은 전혀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이 역시 색달해수욕장이 경관이 아름다워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해양쓰레기라 함은 첫째, 해안으로 밀려온 쓰레기로 이를 표착 쓰레기라고 한다. 둘째는 해면이나 바닷속을 조류를 타고 표류하는 표류 쓰레기’, 마지막으로 해저에 쌓여 퇴적된 것을 해저 쓰레기라 한다. 이 세 종류의 쓰레기를 통털어 해양쓰레기라고 하는데 이러한 쓰레기는 원래 육상 및 해상에서 물건을 부주의하게 취급하거나 폐기 또는 투기, 혹은 폭우나 태풍 등 자연재해의 영향으로 바다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결국 우리 인간 때문에 갈수록 바다환경이 파괴되어 가고 있고, 그 실제적인 사례가 상괭이와 바다거북의 죽음이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러한 인간에 의한 바다의 파괴는 결국 우리 인간에게 큰 재앙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제주도는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간편식의 이용 확대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배달음식 이용 증가에다 내국인 관광객 역시 예년수준으로 회복하면서 플라스틱 1회용 용기의 증가 등으로 청정제주를 지켜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지경이다.

특히 이같은 플라스틱은 제대로 수거되지 않을 경우 바다로 흘러들어가게 되고 그 플라스틱을 먹은 어패류를 먹게 될 경우 인체에 쌓이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다.

실제로 해양수산부에서 실시하는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사업’ 2019년 조상에서 제주해안가의 쓰레기는 전국 40개 조사지역 중 7번째로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안가에서 수거된 전체 쓰레기중 절반 이상인 52%가 플라스틱으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이 81.2%인 점을 감안할 때 제주지역의 플라스틱 쓰레기 역시 급증할 것을 불을 보듯 뻔하다. 플라스틱 사용량이 줄어들지 않고 이 상태로 증가할 경우 올해는 1인당 사용량이 약 145.9kg 이를 전망이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등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분해되는데 수백년이 걸리는 등 해양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오랜 시간 동안 바다에 남아 있으면서 해양생태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폐어구에 어류가 걸려 죽는 유령어업(ghost fishing)으로 인한 어획 손실이 전체 어획량의 10%에 이르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 등을 우려하여 플라스틱 용품 사용금지 등의 정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2년 빨대 등 10대 플라스틱 품목의 시장출시를 금지하기로 했으며, 미국, 캐나다, 스페인, 대만 등에서도 1회용 비닐봉투 억제 정책을 발표, 시행하는 등 해양쓰레기를 줄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

본보에서는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제주도와 공동으로 제주의 해양을 살리기 위한 제주바다기획시리즈로 제주지역의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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