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깨끗한 바다없이 제주 미래 없다
국내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 132kg으로 세계서 가장 많아
도민과 공존 가능한 제주의 해양정책 패러다임 변화해야

제주도는 한국 본토와 중국, 일본 등 극동지역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어서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제주도는 동중국해를 사이에 두고 동쪽으로는 일본의 큐슈지방, 서쪽으로는 중국 본토, 북쪽으로는 남해를 사이에 두고 한반도와 각각 마주하고 있다.

절해고도인 제주도민들에게 바다는 영원히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숙명이다. 제주도민의 삶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제주바다는 지난 20세기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돼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제 이 제주바다를 어떻게 하면 우리 도민과 공존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제주 해양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현재 제주도에서 직접적으로 바다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는 도민은 약 1만명이다. 제주의 어업은 어선어업, 마을어업, 양식어업으로 나뉘는데 어선어업은 2019년말 현재 1973척이며 이중 82%1621척이 10톤 미만의 소형어선이다. 어선어업은 갈치, 옥돔, 복어 연승어업과 조기 유자망, 삼치 채낚기어업, 방어 외줄낚시 어업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마을어업은 해안에 수심 15m에 이르는 131개소 14256ha의 마을어장에서 38백여명의 해녀들이 소라와 전복, 해삼, 우뭇가사리, 성게 등을 채취하고 있다.

양식어업은 광어생산이 주를 이루는데 2019년말 현재 558개소 470ha에서 육상수조식 양식어업을 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해삼바다양식, 해마양식, 해수관상어양식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내 어업생산량은 87천톤이며, 연간 거둬들이는 소득은 6578억원이다.

여기에다 제주도가 천혜의 관광지인 이유가 바로 청정한 바다인 점이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 점을 볼 때 제주바다의 가치는 그야말로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제주바다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환경오염 등에 의한 해양생물다양성 훼손 등으로 기로에 서 있다.

지구 표면적의 71%를 차지하는 바다는 지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생물의 서식지이다. 한국과학기술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해양생물의 종 숫자는 약212천종인데, 이중 우리나라 주변 바다에는 약 33천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중 절반 정도가 제주바다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제주바다의 생물다양성은 풍부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 중에서 보호가치가 높은 해양생물도 40여종 이르고 있고 미기록 생물종도 계속 발견되고 있다.

지구상에 있는 동물과 식물의 80%가 바다에 서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바다는 다른 나라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해양 면적 대비 생물종의 다양성면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이는 해류의 작용이 절대적인데 쿠로시오해류의 지류가 제주바다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의 북부, 그리고 필리핀 북부를 연결하는 해역에서 해마다 수많은 수중생물이 강력한 쿠로시오해류를 타고 제주바다로 밀려 들어오고 있다. 제주바다를 해양생태계의 보고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전 세계 과학자들은 지금의 추세대로 매일 70여종의 동식물이 멸종된다면 50년 후에는 전체 동식물 종의 25%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바다도 예외는 아니다. 플라스틱으로 대변되는 해양 플라스틱에다 생활하수나 농업용수 등이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제주바다로 유입되면서 바다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전 세계 바다에 물고기 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우려이다.

이런 제주바다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 바다는 언제까지 무한히 우리 도민들을 위해 내어주기만 할까?

실제로 산업화의 영향으로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아지면 바다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역시 증가하게 되는데 이렇게 바다로 흡수된 이산화탄소가 물과 만나면 탄산이 발생해 바다 산성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양산성화는 아직 우리에게 생소한 개념이지만 바닷물 표층의 산성도가 과거 산업혁명 당시와 비교하면 30%나 증가했는데 이 해양산성화가 지속될 경우 껍질과 골격을 만들어야 하는 바다 생물은 탄산 이온의 이용이 어렵게 돼 수산자원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1인당 연간 사용량이 132kg으로 전세계에서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수거, 처리하지 않고 지금처럼 바다로 흘러들어가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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