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제주바다와 기후변화
아열대성 어류 전체 40% 넘고 토종 어종·해조류 밀려나
깨끗한 바다 위해 내년 해양쓰레기 제로화 원년 삼아야

바다 사막화(갯녹음)가 진행중인 제주바다.[자료사진]
바다 사막화(갯녹음)가 진행중인 제주바다.[자료사진]

해양쓰레기와 함께 제주바다를 황폐화시키고 있는 주요 원인은 기후변화를 들 수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해수면 상승속도를 보면 지난 30년보다 최근 10년이 1.3배 빨라지고 제주 부근의 해수면 상승률이 연 평균 4.20mm로 가장 높았다. 제주바다의 해수면이 지난 40년 전에 비해 22cm 정도 높아졌으며 앞으로 상승속도는 더욱 가파르게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수면 상승에 따라 산방산 용머리해안을 비롯해 외도 해안가, 한림읍 옹포 해안가 등은 만조시에 주변 도로가 물에 잠기는 현상은 이미 일상이 됐다.

해수면 상승의 원인은 지구온난화이다. 지난 201910월 당시 국회 농림축식품해양수산위 정운천 의원(바른미래당)지난 3년간 고수온 등 자연재해로 인한 양식업 피해 규모가 1천억원을 넘는다면서 그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후변화가 심각하고 특히 한반도의 표층 해수온도는 지난 50년간 약 섭씨 1.23도 상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주지역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온도 상승으로 제주도내 양식어업 역시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수산진흥원에 따르면 제주 주변 해역의 해수온도는 최근 80년간 0.6~0.9도 상승했으며, 이에따라 어장이 북상하고 있다고 한다. 해수의 온도는 미미한 상한 상승만으로도 해수면 상승과 어장의 이동 등 후폭풍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100년 동안 제주 부근 바다의 온도가 2도 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해수 수온의 상승은 해양 생태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해수온도의 상승이 해양생태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모슬포 앞바다에서 잡히던 방어어장이 지금은 오히려 강원도에 형성되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조사결과 제주도 연안에 출현한 아열대성 어종이 전체 어획물의 4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출현한 아열대성 어종 비율은 보면 201443%, 201543%, 201641%, 201742%, 201842% 등이었다.

이와함께 아열대 해양생물 지표종인 그물코돌산호가 제주바다에 정착화를 진행하고 있는 등 필리핀이나 대만 등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해양생물들이 대거 제주바다로 밀려들고 있다.

이에따라 제주 해녀들의 주소득원이었던 모자반 감태 우뭇가사리 등 제주바다의 터줏대감이었던 해조류들이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소실되고 있다. 이는 해수온도가 높아지면 해조류가 잘 형성되지 않고 녹아서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해수온도가 높아지면서 제주 연안을 노무라입깃해파리, 작은 부레관해파리 등 독성 해파리들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도내 해수욕장에서 이들 독성 해파리에 의한 피서객 쏘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적지 않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해파리와 괭생이모자반 등이 해류를 타고 대량으로 제주해안으로 유입되고 있다. 제주해안가는 해마다 5~6월 심한 악취를 풍기는 해조류들을 수거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온도 상승으로 해양생태계가 급격히 변하고 있고, 도내 어업인들도 이를 체감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국립수산과학원이 발표한 기후변화에 따른 남해안과 제주 연안 어업인들의 체감실태와 인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수온변화에 대해 체감하고 있는 제주 어업인은 92.6%로 나타났다. 이는 이미 거의 모든 제주 어업인들이 제주바다에서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제주인들의 애환을 항상 함께 해 온 제주바다가 해양쓰레기와 기후변화에 의한 해수온도 상승 등으로 되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2021년에는 제주바다를 지난 50년 전으로 회복시키는 원년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주바다는 제주인의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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