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 한기호 사무총장 명의로 제주도당 대회 중단 지시
현 체제론 대선 힘들다 판단, 새판짜기 시동 아니냐 관측

국민의힘 제주도당 당사.
국민의힘 제주도당 당사.

국민의힘 중앙당이 차기 제주도당 위원장 선출을 위한 도당 대회 절차를 중단하고 제주도당을 상대로 당무 감사에 착수해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15일 국민의힘 제주도당과 당원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앙당은 한기호 사무총장 명의로 차기 도당 위원장 선출 절차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문서를 제주도당에 보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지난주 열기로 했던 운영위원회 회의를 잠정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당 대회 관련 선거관리위원회 업무 역시 잠정 중단했다.

반면 15일 오후 2시 긴급 간담회를 열어 중앙당의  위원장 선출 절차 중단 지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지난해 7월 취임한 현 장성철 위원장의 임기가 이달 말 종료됨에 따라 차기 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도당 대회를 준비중이었다. 국민의힘 중앙당도 지난 2일 전국의 각 시도당에 공문을 보내 이달 23일까지 도당위원장을 선출토록 했다.

차기 도당 위원장으로는 현 장성철 위원장 및 제주시갑 당협위원장과 부상일 제주시을 당협위원장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중앙당이 도당 대회 1주일여를 남겨두고 급작스럽게 제주도당 위원장 선출 절차를 중단토록 했다. 이례적인 중앙당 차원의 결정을 두고 제주 정가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제주도당 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장성철·부상일 당협위원장에 대한 불신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서귀포당협은 현재 사고당협으로 당협 위원장이 공석이다.

국민의힘은 4·7 재보선 승리와 이준석 대표 출범까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정당 지지도가 올랐다. 그러나 제주지역은 예외다. 최근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제주지역 국민의힘 지지도는 20%를 넘지 못하며 민주당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당원 확충도 마찬가지다. 다른 지역에서는 이준석 대표 체제 출범 후 당원이 늘었으나 제주는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힘 한 당원은 선거 때만 되면 나와서 3, 4번 떨어진 인사들이 중심이 된 도당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당원은 당원들의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도당을 이끌어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제주지역에서 3~4차례 선거에 나왔으나 모두 낙선한 전력이 있다.

여기에 도당 일부 인사는 “2명의 당협위원장이 1년씩 도당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는 밀실 거래설이 파다하고, 주요 당직 인선 과정에서 자기 사람으로 앉히는 등 노골적으로 도당을 사당화한다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최근 제주도당은 당직자가 관련된 성추문 사건도 불거져 당원 간 고소가 이어지는 등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이를 원만하게 수습하기는커녕 내부 갈등을 조장하는 현 도당 지도부의 지도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등에서는 당직자 성추문 사건이 비록 제주에서 발생한 일이긴 하나 자칫 대선 정국에서 국민의힘 이미지에 치명상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제주도당의 현재 상황을 위기로 판단한 중앙당이 칼을 빼들고, 전격적으로 도당 대회 중단과 당무 감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내부인사는 국민의 힘 중앙당은 4.15 총선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제주도당을 둘러싼 인물부재론을 불식하고 새 구심점을 통해 도당을 변모시키지 못하면 제주지역에서 대선 승리는 물론 지방선거에서 승산이 없다고 말했다.

중앙당이 원외에 있던 30대 이준석 대표가 당선되고 정권에 대한 부정평가가 높은 상황에서 전국의 시·도당 가운데 문제가 있는 지역에 대해 이번 기회에 정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중앙당은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대적인 선거구 정비와 새판짜기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때문에 제주도당 위원장 선출 절차가 중단되고 진행되는 당무감사 결과에 지역정가의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현 도당 지도부가 다시 도당 지도부를 맡든 도당 위원장과 당협위원장이 새로운 인사로 꾸려지든 이들은 내년 대선은 물론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데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제주지역 지역구 도의원 및 비례대표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지방정가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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