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시대 다양성이 존중되는 제주만들기
5. 중국 출신 김정희 다문화사회 바로알기 강사

김정희씨 가족이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은 2019년 5월 1일 합동결혼식 당시 모습.
김정희씨 가족이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은 2019년 5월 1일 합동결혼식 당시 모습.

제주는 2010년 5932명에 불과했던 외국인이 2만명 시대에 접어든지 오래다.

제주는 전국에서 다문화 혼인 비중이 높은 지역인데다, 다문화 출생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제주에 자리를 잡은 외국인이 늘어난 이유는 결혼 이주여성이 크게 증가한 것이 한몫했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제주는 충남(8.6%)에 이어 전북과 함께 8.4%로 전국 두 번째로 외국인과의 혼인과 이혼 비중이 높았다.

외국인 배우자의 경우 언어 소통 어려움은 물론 문화가 다르다 보니 갈등이 생겨난다.

다문화가정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현시점에도 이러한 문제로 이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식은 존재한다.

한식·양식·미용사 자격증 취득 봉사
도움 받는 대상서 도움 주는 주체로

중국 출신인 김정희씨(47)는 이러한 편견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제주에 정착한지 20년차인 김씨는 국제가정문화원에서 ‘어린이와 함께하는 다문화사회 바로알기’강사로 7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는 제주에 정착하자마자 한식, 양식 자격증은 물론 미용사 자격증도 땄다. 희망원과 요양병원, 정신병동 등에서 봉사활동을 통해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과 인식을 바꾸려했다. 사회적으로 도움을 받는 대상에서 도움을 주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그의 배움은 진행형이다. 현재 제주관광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재학(야간)하며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는 초기 입국 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다보니 이주여성들 사이에서 ‘왕언니’로 통하지만 한국구성원에 완전히 정착한 것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80~90% 정도로 아직 100%로 완벽하진 않다”며 “한국말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도 어려운 말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은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김씨는 “저는 정착한지 오래돼서 그러려니 하는데, 초기 입국자에게는 민감한 문제”라며 “아직도 ‘다문화이주여성은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말하는 상대방이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니더라도 이를 받아들이는 대부분의 이주여성은 속이 많이 상한다”며 “오래전 일이지만 한국에 이주한 한 여성은 임신한 채 결혼했다. 처음에는 잘 대해줬지만 아이를 낳은 이후에는 편견 문제로 다툼이 많았다. 지금은 연락이 두절됐는데 갈라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아시기부터 조기교육 중요
학교 다문화교육 색안경 깨야

김씨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강의를 통해 한국과 중국 양국간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시키고 편견을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끝에 성과가 있어 보람된다고 한다.

그는 이와 관련해 “어린이집에서 중국문화를 소개한다. 중국 동요를 가르치면 재미있어 하는 등 반응이 좋다”며 “어린이집 등 유아시기부터 다문화 조기교육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초등학교에서 놀리는 일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1, 중2 두 딸이 있는데 지금은 아이 친구들이 부러워한다. 외할머니는 중국인이고, 제 동생은 일본에 있어 중국과 일본 등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인다”며 “어릴 때는 일부 좋지 않은 시선도 있었지만, 제 딸들은 잘 어울리는 편이어서 지금은 별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학교에서 진행되는 다문화교육에 대한 시선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다문화가정 학생만 따로 교육을 받는 경우도 있다”며 “아이들 학업에도 도움이 되는 등 좋은 점도 있지만, ‘못사는 아이들’이라는 낙인이 찍힐까봐 아이들과 부모가 두려워한다. 이러한 인식을 깨야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