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노형동 한달 체험 후 10년 만의 방문
세계를 누비던 유목민의 삶 제주에서 마무리
매일 클라이밍 2시간…·한라산·올렛길도 즐겨

이미선씨는 이번 한달살기 체험이 끝나는 대로 제주에 정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선씨는 이번 한달살기 체험이 끝나는 대로 제주에 정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기획 / 살고 싶은 제주] ⑦ 제주 한달살기 - 이미선씨
의정부 출신의 이미선씨는 10년 전 20대 후반의 나이에 제주에서 한 달을 살아본 경험이 있다. 그 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3년, 말레이시아에서 4년 유목민처럼 살아온 날들을 뒤로 하고 다시 제주를 찾았다. 제주매일이 시행하는 한달살이를 통해 제주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이제 제주에 터를 잡으려고 마음을 먹었다.

▲제주매일에서 시행하는 제주한달살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말레이시아(2018년 1월~21년 10월)에서 거주하다 귀국 전부터 다음 목적지를 제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지인의 소개로 한달살이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게 돼 기쁜 마음으로 신청했습니다.

▲평소 제주로 이주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겨울이면 늘 제주도 날씨를 검색해 보곤 했습니다. 지금 코로나 시국으로 따뜻한 나라에 사는 데 제약이 있으니 제주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라산을 좋아하기 때문에 등산을 위해서라도 올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2011년에도 제주시 노형동에서 한 달간 살았을 때 좋은 추억이 많았고, 다시 제주에서 한 달을 살며 이주 계획을 확고히 해야겠다는 생각했습니다. 제주는 공항에 내리면서부터 이국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제주살이를 꿈꿉니다.

▲한달살기를 하고 있는데 일반적인 여행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돌아갈 일상이 없다는 것, 제주에서 어떻게 잘 살아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네요. 숙소만 해도 단기로 머무는 게 아니라 장기로 살아야 할 곳을 찾아야 하니 동선을 파악해야 하고, 직장도 구해야 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는 점이 달라요. 어디를 가든 시간에 쫓기지 않으니 좀 더 여유롭고 느긋하게 삶을 즐길 수도 있어요.

▲제주도로 이주해왔다가 실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지.

=전혀 없습니다. 어디서든 언어가 잘 통하는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습니다. 텃세가 있지 않느냐고 묻는 이도 있지만 외국에선 인종차별 때문에 살 수 없을 것이라는 편견과 다를 바 없다 생각합니다. 어디든 내가 가는 곳이 내 집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제주 한달살기에서의 하루일정은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제가 좋아하는 클라이밍장 주변의 숙소를 마련한 덕분에 운동도 하고, 올렛길이나 한라산을 다니기도 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전부터 하고 싶었던 외국서적 번역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운동을 통해 좋은 인연들을 만나 올렛길을 걷고 산행도 함께할 예정입니다.

▲제주로 이주를 결정하는 데 가장 어려운 부분은 뭔가.

=해외살이를 하고 돌아왔기 때문에 제주로 이주하는 건 어려운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만 차량 렌트 비용이 부담돼 뚜벅이로 지내기에 조금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다음주 서울에서 친구가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을 예정이어서 렌터카를 알아보는 중인데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런 좋은 기회를 통해 한달살이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한달살이가 끝나는 대로 제주에 정착하려고 거처를 알아보는 중입니다. 제 지인 중에는 수도권은 물론이고 부산에도 제주 한달살이를 원하는 분들이 많아요. 숙소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많은 이들이 제주를 찾아오게 될 거에요.

현재 서귀포시 신시가지에 체류 중인 이씨는 한달살이가 끝나는 대로 제주에 정착하기 위해 거처를 찾고 있다. 지금도 매일 2~3시간씩 즐기는 클라이밍장이 가까운 곳을 추천해달라는 말도 전해왔다. 올렛길과 한라산 등반을 하려면 교통도 편리해야 한다.

인터뷰를 끝낸 이씨는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지인을 통해 소개받았다며 제주시 아라동 소재 한 원룸으로 향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선 수영강사, 말레이시아에선 콘텐츠 리뷰 관련 일을 하며 살던 그가 제주에선 어떤 직업을 찾을지 물었더니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제주에 살면서 제가 좋아하는 클라이밍과 비건 생활도 많이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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