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시대 다양성이 존중되는 제주만들기
11. “국가재난 위기서 전담 통역 상담사 필요”

김정림 제주글로벌센터 사무처장이 제주매일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정림 제주글로벌센터 사무처장이 제주매일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코로나19에 환경도 급변했다. 많은 사람들은 지난해 초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19에 일반가정들의 어려움이 있지만, 결혼 이주여성과 다문화 자녀가 마닥뜨린 어려움과 갈등은 다른 계층보다 더 크다.

한국에 정착한지 오래되지 않은 이주여성 A씨는 한국생활에 적응도 못 마친 상황에서 가정이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해야 하는 동시에 자녀양육도 혼자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게다가 남편의 고령화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실업, 자녀들의 비대면 교육 등 여러 어려움으로 가정불화를 겪었다.

특히 자녀들의 비대면 원격수업이 갑작스럽게 시작되면서 디지털교육에서 일반가정과 다문화가정들의 교육수준 격차는 더욱 심각해졌다.

결혼 이주여성들은 모국이나 한국에서 정보화교육이나 디지털교육을 받지 못해 비대면 원격수업에서 자녀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교육에 필요한 여러 교육 사이트 회원가입라든지 학교에서 사용하는 클래스팅 사용법, 과제 업로드 방법을 몰라 엉뚱한 과제를 제출한다거나 가정통신문, 알림장을 이해할 수 없어 학습준비물을 갖추지 못하거나 학교행사, 생활지도 등의 내용을 숙지하지 못해 자녀교육에 적극 참여할 수 없어 학교생활에 차질을 빚는다는 것이다.

국가재난인 긴급한 코로나19 상황에 다문화가족이나 거주 외국인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외국어 안내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신접종이나 잔여백신 신청, 코로나검사를 위한 보건소나 종합병원 안내, 외국인이 코로나 확진된 경우 치료에 대한 안내, 자가격리 중 의료기관 종사자와 확진자 사이 서로 소통이 안 되는 문제, 재난지원금, 긴급생계지원에서 지금대상은 외국인도 포함되는지 여부, 그 신청방법도 모르는 경우도 있다.

김정림 다문화가정제주특별자치도협회 제주글로벌센터 사무처장은 “이주여성이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문의하더라도 대화가 안 되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교육당국은 비대면 교육 격차를 호소하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이들은 이런 민원조차 할 줄 모른다”고 말했다.

김정림 사무처장은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학교생활을 전담하는 통역 상담사를 양성해야 한다”며 “서울 등 수도권과 충북, 경북 등 타시·도에서는 이미 수 년 전부터 시행해 학부모 상담과 가정통신문, 알림장, 학교행사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국가재난 위급상황에서 다문화가족과 거주외국인들을 위한 코로나 대응 전담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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