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 안보 목적의 대(對)중국 견제 정책과 관련해 “국가안보라는 것은 군사나 방위와도 관련이 있지만, 그보다 더 광범위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타이 대표는 사전녹화 후 이날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반도체뿐 아니라 다른 품목으로도 안보 목적의 중국에 대한 기술 및 장비 반입 제재가 확대될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중국 장쑤성 우시의 D램 반도체 공장에 네덜란드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들여놓으려 했으나, 미국이 중국의 군사력 증대에 악용될 수 있다며 첨단장비 반입을 막아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에 대해 타이 대표는 “첨단기술로서 민감하고 국가안보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미중 간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끼인 입장이라 곤란하다는 진행자의 발언에는 “저 역시 그 점을 이해하고 있고 이번 출장 중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결국 우리는 모두 연결된 세계 경제 속에 살아가고 있으며, 도전과제에 대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이 대표는 미 상무부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 공급망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선 “자발적인 절차와 과정이었으며, 공급망에 있는 한국 기업도 자발적으로 정보 제공 요청에 참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보 요청은 반도체 공급 병목현상이 도대체 어디서 일어나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의 일환이었다”며 “모든 참여자가 선의를 가지고 장단기적으로 무엇이 부족한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추가적인 자료 제출 요구가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상무부의 절차여서 제가 자세히 알지 못한다”면서도 “낙관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타이 대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도-태평양 경제적 틀’(economic framework) 구상에 중국은 포함되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중국과는 별도의 채널에서 관여하며 상황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을 배제한 새로운 경제동맹체를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느냐’는 진행자의 이어진 질문에 “저는 그렇게 표현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중 관계는 굉장히 특별하고 독특한, 역동적인 측면을 담고 있는 것이 많다. 각각의 파트너 국가들에 맞춤화된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부연했다.

타이 대표는 “중국은 무척 격렬한 경쟁자이면서 도전 과제를 공유하는 부분도 많은 파트너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바이든 정부의 중국에 대한 접근은 격렬한 경쟁에 있어서 필요한 것이 격렬한 외교라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미국과 경제적인 이해관계뿐 아니라 도전과제를 공유하는 파트너 국가들의 이해관계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