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다문화시대 다양성이 존중되는 제주만들기
빠른 속도로 다문화사회 진입…이주민 직접적 교류 적어
이방인 아닌 한국사회 구성원…국제자유도시 제주 기대
제주매일이 ‘다문화시대, 다양성이 존중되는 제주 만들기’ 20편의 기획기사를 작성하면서 마주했던 수많은 이주여성은 제주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처음 제주에 오는 이주여성 대부분은 자국 문화와 현지 문화의 차이에 따른 문화적 적응과 의사소통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당연한 통과의례로 여길 것이 아니라 초기에 한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다문화 정책의 핵심은 상호 수용과 인정, 존중이다.
제주는 전국에서 다문화 혼인 비중이 높은 지역인데다, 다문화 출생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제주는 충남(8.6%)에 이어 전북과 함께 8.4%로 전국 두 번째로 외국인과의 혼인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제주지역 전체 혼인 2981건 중 외국인과의 혼인은 249건이다.
도내 전체 초·중·고 학생 7만8900명(올해 4월 기준) 중 다문화가정 학생은 2616명으로 전체 3.3%를 차지한다.
고교생 149명, 중학생 439명, 초등학생 2028명으로 다문화 학생이 꾸준히 늘하고 있다.
2016년 전체 8만2279명 중 1190명으로 1.45%에 불과했던 다문화가정 학생은 증가하는 반면, 도내 전체 학생 수는 감소하는 추세로 상생·공동체 교육도 주요한 과제다.
제주도 전체 인구 67만6569명(올해 10월 기준) 중 2만1078명이 외국인으로 다문화가정 뿐만 아니라 이주민과 외국인 등 다문화 공존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지만 제주사회의 다문화 수용 지수는 타·시도에 비해 오히려 낮은 편이다.
여성가족부가 가장 최근에 발표한 2018년도 조사 당시 우리나라 국민다문화 수용성 지수는 100점 만점에 52.81점이다. 이는 3년 전인 2015년 53.95%보다 떨어졌다.
충청·강원 거주자들의 다문화수용성이 55.77점으로 가장 높고 서울·경기 53.67점, 영남 51.83점 순이며 호남·제주는 47.35점으로 다른 권역에 비해 낮았다.
청소년 다문화수용성 지수는 평균 71.22점으로 2015년도 대비 3.59점이 상승했다. 호남·제주 청소년은 72.34점으로 전국 평균보다 소폭 높았다.
한국은 2007년 14만2015명에 불과했던 결혼이민자가 2019년(11월 기준)에는 35만9610명으로 늘어나는 등 빠른 속도로 다문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지만 다문화 수용성 지수는 59개국 중 51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제주사회를 볼 때 다문화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수용성은 이전에 비해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낮고, 이주민과 접촉경험이 많을수록 다문화 수용성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실제 이주민들과 직접적 교류를 하는 등 실질적 통합 측면은 감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다문화가정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지자체 또는 지역 농협 등이 다문화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더라도 참석률이 낮아 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주여성들이 참석률이 낮은 이유는 생업에 바빠서, 거리가 멀다는 게 주된 이유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이는 다문화가정에게 물질적인 지원보다는 이주여성이 한국 생활에 조기 정착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 자립할 수 있는 지원체계 구축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문화가정의 특성 등을 감안한 적합 직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보급하고 사회적 기업 육성과 공공부문이나 사회적 일자리 제공 등 취업대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문화가정 중도 입국 자녀도 대한민국의 한 구성원으로서 우리 사회에서 늘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다문화가정 자녀는 한국생활에 비교적 적응이 빠르지만, 갑작스럽게 본국에서 한국에 온 중도 입국 청소년들은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정 인식개선과 공동체의식사업을 통해 다문화정이 ‘이방인’이 아닌 한국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국제자유도시 제주가 되길 기대한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