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좋은 제주 14. 경남 귀어귀촌지원센터
맨몸 귀농보다 초기 비용부담 등 요인 접근 힘들어
바닷일 특성상 어촌마을·주민과 융합이 성패 좌우
‘귀어’는 일반적으로 농어촌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비어업인이 어업인이 되기 위해 어촌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을 말한다.
어촌도 농촌과 마찬가지로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갈수록 쇠퇴하면서 활력을 잃은 지 오래이다.
해양수산부가 도시민을 어촌으로 유치하기 위해 마련한 정책이 ‘귀어귀촌’이다.해수부는 인구감소·고령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촌지역의 활력 증진을 위해 도시민 유치와 귀어·귀촌을 연계한 도시민 어촌 유치지원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귀농어·귀촌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해수부의 도시민 어촌유치지원사업 시행지침에 의해 현재는 전국 8개 광역 지자체에 귀어귀촌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경상남도귀어귀촌센터(경남센터)도 그중 하나이다. 해수부와 경상남도가 예산을 부담하고, 한국어촌어항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경남센터도 귀어의 성공적인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단계별 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귀어귀촌에 관심과 희망을 갖는 정주의향단계에서부터 귀어를 결정하고 준비하는 이주준비와 거주지를 어촌으로 옮기고 귀어를 실행하는 이주실행, 귀어귀촌 기간이 6개월을 넘겨 적응하는 이주정착 등 4단계로 구분해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귀어는 귀농에 비해 접근성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귀어를 희망하면 거주할 공간은 물론 어선을 장만하거나 양식면허를 취득하는 것이 큰 비용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양식업은 면허 확보가 쉽지 않고 비교적 대규모의 초기 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귀어인들은 대부분 어선어업으로 귀어를 접근하고 있다.
실패확률을 적은 자본으로 할 수 있는 어선어업이 통발이나 자망, 연안복합(낚시)으로 귀어인 대부분이 연안복합 낚시어선을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어업은 바다를 생업의 주무대로 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할 수 없다. 현지인과의 융합이 안되면 정착하기 힘들고, 현지 어촌계와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하는게 우선이라고 한다.
경남센터 관계자는 “바닷일은 다른 사람과 주변 환경을 우선적으로 신경써야 하는 특수한 조건으로 현지인과 융합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현지 어촌계, 어업인들과의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하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귀어를 생각하는 분들은 본인이 보유한 기술이나 경험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마을에 정착하는 것이 성공적인 귀어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2020년 귀농어·귀촌인통계’를 보면 2020년 귀농가구는 1만2489가구로 전년(1만1422가구)보다 1067가구(9.3%) 증가했지만 귀어가구는 897가구로 전년(904가구)보다 7가구(△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경상남도에 귀어한 인구는 70명으로 전국 귀어인구의 8.2%로 집계됐다.
경남센터는 귀어인구를 양적으로 늘리는 한편 질적으로 어업을 활성화 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귀어 의향을 가지고 있거나 준비 중인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귀어귀촌 이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5시간에 걸진 온라인 교육을 이수하면 수료증을 발급해 정부 귀어정착자금 신청 시 점수를 주고 있다.
경남센터는 또한 어업현장에 대한 귀어희망인들의 궁금증을 충족시키기 위해 ‘경남 귀어업인 어업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교육은 어선어업Ⅰ(통발·정치망), 어선어업Ⅱ(각망·정치망·자망), 양식업Ⅰ(가두리양식), 양식업Ⅱ(육상수조양식) 등 총 4가지 분야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교육은 귀어 정착인이 강사로 참여해 예비귀어인에 대한 현장 컨설팅도 이루어지면서 교육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경상남도 귀어귀촌지원센터 정도섭 센터장은 “귀어는 귀농과 달리 초기 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아 진입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데다 바닷일 자체가 개별적으로 하기 보다는 어촌계 등과 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귀어업인이 되기까지는 사전에 정착할 지역을 방문해보고 현지 어업인과 많은 대화를 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이에 따라 "경남센터는 귀어업인이 되기를 희망하는 도시민들의 귀어 정착률 제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정주 의향부터 이주 준비까지 단계별로 마련한 맞춤형 시책을 적극 홍보하고, 궁극적으로 어촌사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