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과일농사 지원 정책 도시민에 각광
영농정착·이사비 등 지원 청년후계농 유인
[기획 살고싶은 제주] ⑮ 귀농1번지 영동군

영동군은 귀농·귀촌인을 위한 교육과 함께 도시민 대상 농촌에서 살아보기와 시골살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영동군은 귀농·귀촌인을 위한 교육과 함께 도시민 대상 농촌에서 살아보기와 시골살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 인구 유출로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각 지자체는 다양한 귀농·귀촌지원정책을 발굴해 새로운 인구를 끌어들이고 있다. 충청북도 영동군은 충북 지역의 지자체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많은 국비를 확보하고, 자체 재원을 늘려 귀농·귀촌인 유입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덕에 인구 4만8000여명에 불과한 지역의 최근 3년간 연평균 귀농·귀촌·귀산 유입 인구가 2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지리적 이점 갖춘 ‘과일의 성지’

서울과 부산의 중간에 위치한 영동군은 오래전부터 감과 포도, 사과, 배 등의 고품질 과일을 많이 생산하는 과일의 성지로 꼽힌다. 지리적 이점을 지니고 사실상 농민의 생계와 직결되는 과수 생산에도 유리해 귀농·귀촌을 꿈꾸는 도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영동군청의 김종욱 귀농귀촌팀 주무관은 “도시민들은 남은 여생을 맑은 공기를 만끽하며 살기를 희망하지만 소득 창출이 어려우면 귀농·귀촌이 불가능하다”며 “영동군은 포도 등 소득과 직결되는 과수 재배에 적한한 곳이어서 특히 인기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1960~1970년대 10만~12만여명에 달하던 영동군의 인구는 이후 해마다 줄어 2000년대 들어선 5만여명으로 내려앉은 뒤 2020년에는 4만7475명으로 감소했다. 인구 유출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이지만 영동군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000명 이상 유입되는 귀농·귀촌 인구에 주목하고 있다.

김 주무관은 “영동군의 귀농·귀촌 인구는 2019년 2000명을 넘어선 뒤 2020년 2100여명, 올해도 9월까지 1600명을 이미 넘어섰다”며 “올해 4월 지난 5년간의 귀농·귀촌 실태를 조사해봤더니 200여가구가 정착하고, 건강 등의 이유로 귀농을 포기해 도시로 돌아간 가구는 3가구에 불과해 사실상 100%에 가까운 정착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도비 많은 확보에 자채 재원도 늘려

영동군은 귀농·귀촌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이 높은 정착률을 끌어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과수재배시설 설치 지원사업과 소형농기계 지원사업 등 지역에 특화된 과수 재배에 도움을 주는 정책들이 효과를 발휘했다. 고소득 작물인 영동군 포도의 생산량은 충북의 80.5%, 전국의 8.2%를 점유하고, 복숭아·자두·사과의 점유율도 높다.

영동군은 귀농·귀촌 지원 사업을 위한 국비와 도비 확보에 특히 힘을 쓰고 있다. 2020년 1억원이었던 도시민유치지원사업 예산은 2021년 3억4000만원으로 불었으며, 내년에는 최고 한도액인 4억원을 확보했다. 김 주무관은 내년 군비사업 예산도 최대한 증액하기 위해 예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동군은 최근 증가 추세인 청년 귀농·귀촌인들의 정착을 위해 영농자재 지원 등의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영동군이 시행 중인 자체 사업으로는 청년후계농을 육성하기 위한 청년귀농인 영농정착 지원사업과 주택신축 설계비 지원사업이 있다. 귀농귀촌인 집들이 지원사업과 이사비 지원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농촌 체험·지역주민과 융화 프로그램 인기

영동군이 올해 5~8월 흙진주포도마을(3명)과 지내권역마을(4명)에서 진행한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참여자 대부분이 체험 직후 정착을 결정했을 만큼 인기가 높다. 4개월간 주거와 연수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은 일자리와 연계해 농촌 정착을 유도하고 농번기 인력난 해소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김 주무관은 “지내권역마을 살아보기를 체험한 4명 중 2명(2가구)은 이미 정착해 땅을 임대해 농사를 짓는 중이고, 1명(1가구)도 정착 의향을 밝혀왔다”며 “올해 각 회당 20명씩 총 3회 진행한 3박4일 과정의 시골살이 체험도 인기가 많아 내년에는 회당 30명으로 인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영동군은 귀농·귀촌인과 지역주민 간 융화를 위해 귀농·귀촌인 1명과 마을 주민 1명이 함께 신청해야 참여가 가능한 제빵제과 과정과 커피바리스타 과정 등의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시행한 10주 과정의 제빵제과 교육은 공고한 지 하루만에 마감될 만큼 인기가 높다.

영동군의 귀·농귀촌인들은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한 열무김치 나눔 행사 등 봉사활동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영동군은 귀농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 지역 특성을 반영한 귀산촌지원센터도 올해 11월 개관했다. 예비 귀산촌인과 지역사회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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