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좋은 제주 17. 활력잃어가는 제주
도민들 ‘토지·주택가격 상승’ 등 들어 인구유입에 부정적 인식
이주민 ‘언어·관습 등 지역문화’로 적응 쉽지 않다는 응답 많아

사진은 지난 10월8~11일까지 제주도내 해안마을에서 펼쳐졌던 귀어귀촌체험에 참가해 성산읍 온평리 한 넙치양식장에서 양식장업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예비 이주민들.
사진은 지난 10월8~11일까지 제주도내 해안마을에서 펼쳐졌던 귀어귀촌체험에 참가해 성산읍 온평리 한 넙치양식장에서 양식장업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예비 이주민들.

제주도의 주민등록 인구는 10년 전인 2010년 57만7187명이었던 것이 지난해 말 현재 69만7578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출생 등 인구의 자연증가 보다는 다른 지방에서의 이주나 외국인들의 유입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제주도로 총전입한 인구에서 총전출인구를 뺀 순전입인구는 지난 2010년 437명이었던 것이 2011년 2343명, 2014년 1만1112명, 2016년 1만4632명, 2018년 8853명, 2020년 3378명 등 늘어났다. 그러나 2016년 총전입인구가 10만6825명에 총전출인구 9만1022명으로 순유입인구가 1만4632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유입 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이주열풍과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급격히 늘어났다. 2010년 등록 외국인은 5932명이었던 것이 2012년 8736명, 2014년 1만4204명, 2016년 1만9593명, 2018년 2만4841명, 2020년 2만2943명으로 전체 제주도민의 3.3%에 달하고 있다.
제주도로의 이주열풍이 2017년 이후 한풀 꺾인 가운데 제주도민들은 제주도로의 인구유입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긍정적 인식보다 높다.
제주도가 발표한 ‘2020년 제주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제주도민들의 인구유입에 대한 태도는 지난 2017년 긍정적 인식이 31.0%에 달하던 것이 2019년 24.2%, 2020년에는 26.9%로 조사됐다.
반면 부정적 인식은 2017년 45.6%에서 2019년 40.9%, 2020년 34.1%로 긍정적 인식보다 높은 실정이다. 부정적 인식은 점차 감소 추세에 있다.
인구유입에 대해 도민들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경제성장이 44.4%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지역의 지속적인 성장기반 확보’(25.9%), ‘다양한 인적자원 확충’(24.6%) 등으로 나타났다.
도민들의 인구유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이유는 '주택 및 토지 가격 상승‘이 36.0%로 가장 많았고, 이어 ’거주환경 훼손‘(33.3%), ’제주 공동체문화의 변질 및 주민간 갈등유발‘(14.5%)의 순이었다. 
이에비해 이주민들은 제주도로 이주한 동기에 대해서는 ‘새로운 직업·사업 도전’이 20.1%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결혼 및 가족과 동반’(18.3%), ‘새로운 주거환경’(16.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생활에 대한 적응 정도를 묻는 설문에는 이주민의 51.1%가 ‘제주생활에 적응되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7년 56.9%, 2019년 56.3%에 비해 5%p 줄어든 것이다. 반면 적응이 안되었다는 응답은 2017년 8.4%에서 2019년 12.5%, 2020년 15.1%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적응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이주민의 27.6%가 ‘언어, 관습 등 지역문화’라고 응답해 가장 많았고, 이어 ‘지역주민과의 관계’(16.3%), ‘주택마련 및 거주환경’(14.5%) 등의 순이었다.
실제로 거주지역(동네)의 사람들에 대해 평소 느낀 점을 조사한 결과 ‘서로서로 잘 알고 지내는 편이다’는 28.7%로 ‘그렇지 않다’(41.2%)는 응답보다 12.5%p나 적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잘 돕는다’는 응답도 21.3%로 ‘그렇지 않다’(48.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동네의 각종 행사와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17.3%로 ‘그렇지 않다’(60.0%)의 30% 수준에 그치는 등 인구유입이 많아지면서 제주의 공동체 의식은 매우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 인구증가율은 2015년 3.2%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6년 3.1%, 2018년 2%, 2019년 0.7% 등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인구증가율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자연증가 인구의 감소이다. 2020년 제주지역 연간 출생아 수는 3989명으로 1981년 월별 통계가 작성된 이래 40년 만에 가장 적은 것이다. 반면 2020년 제주도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는 15.7%로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지 오래다.
제주도를 활기 넘치는 사회로 지속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연증가율에 기대하기 보다는 외부로부터의 인구유입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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