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좋은 제주 18. 에필로그
주거·일자리 문제가 걸림돌…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확보 ‘관건’
수도권 이외 지자체 ‘지역소멸’ 현실화 되면서 인구유입 안간힘

전지구적인 급격한 기후변화로 아예 대도시를 떠나 제주 등으로 이주하는 이주민이 하나의 유행으로 다가올 전망이다.(사진은 지난 10월 열렸던 탐라문화제의 공연 모습)
전지구적인 급격한 기후변화로 아예 대도시를 떠나 제주 등으로 이주하는 이주민이 하나의 유행으로 다가올 전망이다.(사진은 지난 10월 열렸던 탐라문화제의 공연 모습)

수도권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기형적인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특성상 국내 다른 지자체는 주로 농·산·어촌에 정착하려는 이주민 유입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국내 다른 지자체의 농·산·어촌은 이미 아이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고, 청년들은 대도시로 떠났으며, 노인만 남아 활력을 잃은 지 오래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행정안전부는 전국 시군구를 대상으로 인구감소지역 89곳을 지정하고 지원책을 발표했다.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소멸이 우려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경북과 전남과 각각 16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강원 12곳, 경남 11곳, 충남 9곳, 충북 6곳 등의 순이었다. 이들 지자체가 인구유입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이유도 ‘지역소멸’을 막아보려는 것이다.
현재 주민등록상 제주도 인구는 70만명에 약간 못 미친다. 여기에다 유동인구 12만명을 포함하면 제주지역 소비인구는 대략 82만명 정도다.
제주도 오는 2025년 인구 100만명을 목표로 한 미래형 도시기본계획을 지난 2016년 제시했다. 이 계획은 주민등록상 인구 73만명과 체류인구 27만명 등 인구 100만명에 맞춘  도시기본계획 재정비방 안이다. 이는 지난 2007년 광역도시계획 수립 당시 2025년 계획인구를 80만명으로 상정했던 것과 비교하면 20만명이 늘어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자들은 상주인구와 체류인구를 포함해 인구 100만명이 되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소비인구 100만명이 제주발전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세기 90년대 이후 2019년까지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왔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면서 내국인들의 발길이 제주로 몰리고 있다. 언택트, 온라인, 비대면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트렌드가 일반화 되면서 제주여행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전지구적인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코로나19로 대표되는 전염병이 앞으로도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게 환경 전문가들의 예측이고 보면 아예 대도시를 떠나 제주에서 한달살이 등은 또다른 유행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실제로 제주관광공사에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제주관광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내국인은 해외여행 대신에 제주도에서의 호캉스를 즐기거나 나홀로 혹은 소규모로 간편하게 장기간 체류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매일이 네이버 데이터 Lab 검색어 트렌드를 통해 지난 2018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조사한 결과 지난 2020년 3월 이후 ‘제주 한달살이’나 ‘제주 한달숙소’에 대한 키워드 검색량이 급증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제주도에서 소비인구 100만 시대를 맞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그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현대도시문명의 필수 기반시설인 물과 에너지, 교통, 보건·위생, 정보인프라, 치안확뵤 등이 인구 100만명을 수용하는데 선결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
제주지역은 상수원 전량을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고, 하수도와 쓰레기처리 등이 이미 과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살기 좋은 제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상·하수도의 확보는 물론 원활한 쓰레기처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제주도가 발간한 ‘2020 제주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제주도민은 가장 대응이 시급한 환경문제로 ‘쓰레기 투기’(55.8%)를 꼽고 있다. 이어서 폭염과 홍수 등 기후변화 재난대응(45.9%), 대기오염 34.2%, 농약.화학비료 사용오염(15.9%), 수돗물오염(15.8%), 유해 화학물질 사용(9.8%) 등의 순이었다. 생활 폐기물 배출량도 지난 2018년 기준 제주도는 주민 1인당 2.0kg으로 전국 평균 1.1kg에 비해 갑절 가까이 높다.
제주를 국내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만들자는데 이견을 달 도민은 없을 것이다. 인구의 자연증가율이 1.0 이하로 ‘아기 울음소리가 없어진’ 제주사회를 지속가능하고 활기 넘치는 도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수준에서의 인구 유입정책은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지난 6개월여의 취재를 통한 제주이주의 가장 큰 걸림돌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느냐와 거주할 집을 마련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제주로 이주를 오고 싶다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주택과 일자리 마련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동우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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