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봉사활동의 산실…제주여성자원봉사센터-3
35개팀 420여명 봉사자 도내 곳곳에서 ‘나눔’ 활약
자원봉사 참여율 떨어지고 연령대 높아져 관심 절실
제주여성자원봉사센터는 지난 1987년 제주도 여성회관 내 제주여성인력은행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2000년 5월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했다. 이후 2020년 1월 여성자원봉사센터로 명칭을 변경해 현재에 이른다. 설립 당시 여성회관 교육생들이 교육을 이수한 뒤 팀을 구성해 재능기부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35개팀 420여명의 봉사자가 등록돼 활동 중이다. 연령대는 6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자원봉사센터는 설립 초기에는 미용, 옷 수선을 배운 봉사자들이 재능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펼쳤다. 이후 다양한 재능을 가진 여성들이 센터에 가입하면서 코로나19 이전까지는 난타공연팀, 시설 청소 및 음식 제공, 말벗 활동을 하고 있으며 코로나 이후에는 비대면 생일잔치, 꽃꽂이 등 재료비를 지원하며 활동하고 있다.
또한 올해 4월에는 제주국제공항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손 세정제를 나눠주고, 장애인경진대회, 제주시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주관하는 자살 예방의 날 행사에서 캠페인을 벌였다.
여성자원봉사센터는 이와 함께 매달 아라복지관에서 이미용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제주안전체험관에서는 매월 넷째 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제주시 동문로터리에 위치한 노인복지관을 찾아 매일 오전과 오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한살림, 영락복지관, 제주시소통협력센터가 취약계층에 반찬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단체와 함께 반찬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입력 △1366 가정폭력 및 환경정화 △함덕해수욕장에서 장애인 바다체험대회 △이호테우해변에서 도두봉까지 플로깅 △해녀 축제시 환경정화 △국제마라톤대회 △설문대 문화축제 먹거리 장터 및 재활용품 판매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나경애 회장은 “여성자원봉사센터 회원들이 지난 20여년간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는데. 지난 IMF시기 실직자와 노약자, 취약계층을 위해 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이미용 봉사를 하면서 너무 고생이 많았다. 추운 날씨에 천막도 없이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손이 얼어서 가위를 떨어뜨리기 일쑤였고, 물을 머리에 뿌릴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지금도 그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기억했다.
여성자원봉사센터가 지난 30년간 지역사회에서 쌓은 신뢰로 현재 도내 기관, 단체들로부터 ‘자원봉사’를 의뢰하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나 회장은 “올해는 예년보다 자원봉사 의뢰와 요청이 더 많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자원봉사자가 필요한 단체나 기관이 시간을 촉박하게 요청해도 단 한 번도 펑크낸 적이 없다”며 “그런데도 회원들은 즐겁게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한다. 회원들이 너무 착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여성자원봉사센터는 회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했다. 나 회장은 “재봉을 배운 사람들이 옷을 수선해 주는 경우도 있었고 특히 미용을 배운 회원들이 자원봉사 현장에서 활동하다가 헤어숍을 차린 경우도 있다”며 “봉사센터가 회원들에게 봉사와 연습이라는 ‘일석이조’의 경험을 제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여성자원봉사센터는 그동안 제주도가 소유한 건물에 사무실을 마련해 활동했지만, 최근 건물 리모델링 공사로 공간을 비워줘야 해서 이렇다 할 사무실이 없는 상태다. 그나마 제주설문대여성문화센터의 도움으로 휴게공간을 마련해 그동안 급식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사용했던 집기류와 세간살이를 보관하고 있다. 이에 여성자원봉사센터 회원들은 적당한 공간의 사무실을 바라고 있다.
나 회장은 “회원들 모두가 봉사활동을 너무 재밌고 보람 있어 한다”며 “그런데 점점 젊은 사람들의 봉사활동 참여도가 떨어지고, 참여자들의 연령대가 점점 높아져 봉사활동이 지속가능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회장은 “젊은 사람은 없지만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