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국내 최초라며 도입한 섬식 정류장에 대한 비판이 12대 제주도의회 마지막 정례회에서도 터져나왔다.
지난 14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444회 제2차 정례회 3일차 도정질문에서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삼도1동·삼도2동)은 “섬식정류장 정책으로 대중교통 중심 도시를 내세우면서 전국 최초 타이틀을 얻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범사업 단계에서 문제가 드러났다”며 “왜 이렇게 서둘러 추진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정 의원은 “도민 공감대는 뒷전”이라며 “버스 기사들은 서광로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구간에 진입할 때마다 위험을 느끼고 교통흐름 개선은커녕 도로 정체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도민 불편이 계속되면 섬식정류장 전면 철거까지 고려한 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퇴근 시간대 등 교통량이 많은 때 이 구간을 운행하다 보면 일반차선은 주차장을 방불케할 만큼 차량들이 몰려 있는 반면 버스전용차로는 텅텅 비어 울화통이 터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오영훈 지사는 이날 “서광로 BRT사업을 위해 인근 마을과 버스운송업계의 의견을 많이 들었지만 자가용 이용자들의 의견을 많이 수렴하지 못한 점이 있다. 보완하겠다”며 “절차상 설명이 부족했던 점도 도민들에게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섬식정류장으로 인해 대중교통 속도가 시간당 10.9㎞에서 15.4㎞로 향상되고 정시성이 좋아졌다는 항변도 피부에 와닿지 않는 가운데 단순한 사과 정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여겨진다.
동광로 BRT 사업 보류에 그치지 않고 매몰비용을 감수하면서라도 제주형 BRT 고급화사업 백지화를 적극 검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기자명 제주매일
- 입력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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