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인프라·물가 부담에 이주 고민
한달살기 프로그램 통해 시뮬레이션

제주 한달살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전관씨와 그의 딸.
제주 한달살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전관씨와 그의 딸.

살고 싶은 제주Ⅱ. 

제주살이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6.제주한달살기 이전관씨


이전관(35)씨는 서울의 한 직장에서 10년째 일 해오다 최근 휴직했다. 지난 13일 이씨는 우연한 계기로 신청하게 된 제주매일 제주한달살기 체험 프로그램을 위해 제주에 입도했다.

대도시의 여느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이씨 또한 제주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제주 이주 여건을 알아보는데 이번 한 달을 쓰기로 했다.

▲제주매일이 시행하는 제주한달살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서울에서 인사 업무 담당자로 직장생활을 한 지 10년이 됐는데요, 이번에 휴직하게 됐습니다. 제가 예전부터 제주에서 한 달 살아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어요. 마침 지난해 제주매일에서 시행하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지인의 소개로 저도 그 소망을 이루게 됐습니다.

▲제주에서의 일상이 궁금하다.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가.

제주에서 가장 값비싼 동네라고 하는 제주시 노형동에서 부동산 공인중개사사무소를 다녀왔어요. 그래서 중개사 사장님과 제주 부동산시장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또 제주에 이주한 지 20년이 넘은 이주민과도 만나 이주 현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틈틈이 여행도 다녔어요. e커머스에서 판매하는 ‘제주투어패스’를 끊고 제휴된 장소 위주로 다녀왔어요. 오설록에서부터 감귤 따기 체험도 했어요. 산굼부리도 다녀오고 우도에도 다녀왔습니다.

▲향후 제주에 이주할 계획이신지.

제주 이주를 염두에 두고 이번 한달살기를 시작했어요. 그래서 부동산시장이라든지 건물에 대해 좀 알아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주하게 되면 직장을 그만두고 제주에서 사업을 해야 하니까 사업하시는 분들은 여기서 무얼 하며 어떻게 지내시는지 그런 모습들도 보고 있어요. 하지만 이주에 대해선 아직까진 확신이 안 서요. 노형동이 제주에서 가장 발전했다곤 하나 인프라 측면에서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지금 제주에서 살면 어떨까 하는 시뮬레이션이 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제주 이주에 실패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나 걱정은 없는지.

두 딸을 키우다 보니 아이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걱정스러워요. 교육 인프라가 서울과 비교적 떨어지기 때문에 굳이 제주에 가서 아이를 키워야 하나라는 생각은 들어요. 국제학교를 보낼 게 아니라면 말이죠. 제주가 그렇다고 해서 물가가 저렴한 편도 아니잖아요. 국수 한 그릇만 하더라도 8000원씩 하니까 부담스럽긴 해요. 그래서 과연 제주 이주가 우리 가족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를 지금 보고 있어요.

이씨가 제주한달살기 프로그램 중 관광지에서 딸과 함께 촬영한 사진.
이씨가 제주한달살기 프로그램 중 관광지에서 딸과 함께 촬영한 사진.

▲이번 제주한달살기 프로그램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직장생활을 10년 하고 이렇게 한 달 흘러들어온 거잖아요. 그동안 제가 한 번도 쉬어보질 못했어요. 이번 한 달은 저에게 정말 안식월 같아요. 이렇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섬이 한국에도 있다는 사실에 다행이구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한달살이와 단순 여행에 차이가 있다면.

한달살이는 여행이라기 보단 일정 기간 그 지역에서 생활하는 거잖아요. 지금처럼 부동산 중개소도 다녀보고, 틈틈이 여행도 다녀보고 그럴 수 있어 여유로운 것 같아요. 그동안 휴직을 했다 하더라도 집에서 업무도 봐야하고 육아도 해야하고 그랬는데, 여기서는 잠시 그런 삶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제주에 머무르는 동안 불편한 점은 없는지.

아직까지 딱히 불편함을 느끼진 못했어요. 주민들 말로는 날씨도 이번 11월이 지난 10월보다 더 따뜻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겨울인데도 포근하고 좋았습니다. 다만, 제주 시내에서 차가 조금 막히는 감이 있어 그 점이 불편하기는 해요. 서쪽과 동쪽은 그래도 운전하기 너무 좋더라고요. 제가 운전하는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말이죠. 제주 시내 교통혼잡만 아니면 대체로 만족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제주에서 한달살기를 하려면 잠깐 살 집도 마련해야 하고, 자가용도 구해야 하다 보니 지출 부담이 굉장합니다. 그런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게 돼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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