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도민 바다환경보전 의식제고 사업] ④김녕항 체험어장 정화

해양쓰레기 수거하면 ‘환경 코인’ 제공…현장 판매 음식 구매 등 가능
기존 참가자는 출석률 높이고 새로운 봉사자는 유입하는 역할 ‘톡톡’

지난 29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마을체험어장에서 해양정화활동이 진행 중이다. [사진=조문호 기자]
지난 29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마을체험어장에서 해양정화활동이 진행 중이다. [사진=조문호 기자]

폭염으로 전 국민이 더위에 비지땀을 흘린 지난달 29일 제주시 구좌읍의 김녕항. 오전 10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지만 수산문화복합센터 앞에 모여선 이들의 이마에는 이미 구슬땀이 맺혀 있었다.

해는 이미 하늘 높이 솟아 뜨거운 태양빛을 머리 위로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은 센터 앞 마을체험어장으로 뛰어들었다. 한 손에는 갈퀴를, 다른 한 손에는 마대를 든 이들은 마을체험어장 수면을 차지한 구멍갈파래 제거 작업에 열중했다.

지난 4월부터 매달 마지막 주에 진행하고 있는 활동이지만 이날의 더위는 그 어느 때보다 참가자들을 지치게 하기에 충분했다. 혹여나 더위를 먹을까, 참가자들은 서로의 건강 상태를 챙기며 쉬엄쉬엄 구멍갈파래를 걷어냈다.

“정기적으로 해양정화활동을 하고 있다”는 한 성산포 주민은 혼자서 묵묵히, 부지런히 구멍갈파래를 걷어냈다. 평소 단체 회원들과 함께 정화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는 이 주민은 “해녀들도 평소에 파래를 제거하고 있다. 해안가에는 육상에서 떠내려오는 폐기물도 많은데 이를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근현 제주매일 사업부장은 “처음에는 13t 정도 수거를 했다. 두 번째 할 때는 10t에 못 미쳤다. 조금씩 줄고는 있지만 하루 종일 시간대를 나눠서 수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9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마을체험어장에서 해양정화활동이 진행 중이다. [사진=조문호 기자]
지난 29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마을체험어장에서 해양정화활동이 진행 중이다. [사진=조문호 기자]

이날 해양정화활동에는 인근의 김녕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 3명도 손을 보탰다. 이들은 이날 김녕수산문화복합센터에서 진행된 ‘다문화음식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석한 뒤였다.

한 학생은 잠시간의 작업에 대해 “많이 힘들다”고 했다. 다른 학생은 “지구온난화가 많이 심해졌다고 느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평소에도 바닷가에서 구멍갈파래를 많이 본다”고 답해 해양정화활동을 꾸준히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 지역 청년위원장인 정현철씨는 이날 아들과 함께 구멍갈파래 제거 작업에 참여했다. 정씨는 “지역위원회에서 매달 해안정화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여름에는 이게 (파래 문제가) 심각하다고 해서 (김녕 행사에) 매달 한 번씩 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런 식으로 잠깐씩 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정씨는 이에 더해 “제주도로 관광하러 오는 것도 좋지만 자연 보전을 위해 이런 활동들도 같이 해주면 좋겠다”면서 “그런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면 좋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정씨의 제안은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제주매일은 참가자들에게 활동의 대가로 ‘환경코인’을 지급했다. 참가자들은 환경코인으로 현장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사먹을 수도 있다.

지난 29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마을체험어장에서 해양정화활동이 진행 중이다. [사진=조문호 기자]
지난 29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마을체험어장에서 해양정화활동이 진행 중이다. [사진=조문호 기자]

박근현 사업부장은 이에 대해 “행사를 거듭할수록 참가자 수가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수거하는 해안쓰레기 양도 줄어들고 있음을 체감했다”며 “똑같은 프로그램만 반복해서는 새로운 참가자들을 찾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기존 참가자들의 출석률을 높이고 새로운 참가자도 유인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가 바로 환경 코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행사장에는 여름의 무더운 날씨를 이겨낼 임시 야외 풀장이 설치됐다. 부모의 손을 잡고 찾아온 아이들은 풀장 안에서 물놀이를 하고 물총 싸움도 하면서 더위를 씻어냈다.

다문화음식 만들기 체험도 유인책의 하나다. 문화공연과 먹거리 판매도 도민들이 기꺼이 해양정화활동에 나설 수 있는 동기 부여에 도움을 줬다.

박근현 부장은 “도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이러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안인 것 같다”며 그 취지를 풀이했다.

박 부장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시켜 주면서 10분, 20분만이라도 함께 한다면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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