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도민 바다환경보전 의식제고 사업] ⑤1학교 1바다 가꾸기 사업-이도초

해양수산부 ‘반려해변’ 사례 적용 해안정화 ‘전담화’
쓰레기 주으며 체험활동 병행 ‘재미있는 봉사’ 솔솔

지난 26일과 27일 제주시 김녕항에 위치한 김녕수산복합문화센터 일대에서 ‘1학교 1바다 가꾸기 사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제주매일]
지난 26일과 27일 제주시 김녕항에 위치한 김녕수산복합문화센터 일대에서 ‘1학교 1바다 가꾸기 사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제주매일]

지난 26일 제주시 김녕항의 김녕수산문화복합센터 앞 공기는 오전부터 뜨거웠다.

허공에 대고 버튼을 누른 순간 온도계에는 44.4℃가 찍혔다. 한껏 달궈진 플라스틱 식탁은 51.5℃를, 냉방 중인 공간의 창밖은 36.4℃를 기록했다.

이날 ‘1학교 1바다 가꾸기 사업’을 진행한 관계자들은 “며칠간 시원해져서 오늘 행사는 수월할 줄 알았다”며 걱정하는 눈빛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참석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해변 곳곳에서 발견한 쓰레기들을 부지런히 마대에 쓸어 담았다.

이날 진행한 사업은 제주매일이 주관하는 ‘범도민 바다환경보전 의식 제고사업’ 일환으로 올해 처음 시작했다. 최근 해양수산부에서 ‘반려해변’ 프로그램을 운영해 하나의 기관·단체에서 해변 하나를 전담해서 가꾸는 활동을 학교에 적용한 것이다.

이날 행사는 지난달 김녕초등학교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지난 27일에는 제주시 중앙여자중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이 김녕항 일대를 아름답게 지키기 위해 땀을 흘렸다.

제주매일은 앞으로 도내 전역의 해변을 담당할 학교를 계속 모집하며 사업을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지난 26일과 27일 제주시 김녕항에 위치한 김녕수산복합문화센터 일대에서 ‘1학교 1바다 가꾸기 사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제주매일]
지난 26일과 27일 제주시 김녕항에 위치한 김녕수산복합문화센터 일대에서 ‘1학교 1바다 가꾸기 사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제주매일]

두 번째 ‘1학교 1바다 가꾸기’에 나선 제주시 이도초등학교에선 이도초 학부모들로 구성된 ‘나눔사랑봉사대’의 어머니들과 학생들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체험어장 주변의 해안에 흩어져 있는 해양쓰레기 줍기에 열심이었다.

이도초의 나눔사랑봉사대는 매주 1회 학교 내부와 외부 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2년 이도초가 개교한 이듬해 생긴 이래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코로나19로 몇 해를 쉰 것이 아쉬움이 있던 차에 본지 사업에 대해 듣고 참여하게 됐다.

고순희 나눔사랑봉사대 회장은 한두 달 전에 대대적으로 이도초 주변의 동네 놀이터와 학교 주변에서 실시한 정화활동이 계기가 됐음을 설명했다.

고 회장은 “당시 70~80명이 참여했다. 엄마들도 너무 좋아하고 아이들도 자기들이 사는 주변이 너무 깨끗해진다는 것에 너무 행복해했다”며 “너무 반응이 좋아서 ‘이번 행사를 한 번 진행해보자’고 뜻을 모아 오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6일과 27일 제주시 김녕항에 위치한 김녕수산복합문화센터 일대에서 ‘1학교 1바다 가꾸기 사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제주매일]
지난 26일과 27일 제주시 김녕항에 위치한 김녕수산복합문화센터 일대에서 ‘1학교 1바다 가꾸기 사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제주매일]

바다가 생명줄인 제주도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도초 학생들은 물론 어머니들도 해변 정화활동을 펼치면서 바다의 소중함을 깨닫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숱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안 곳곳에 나뒹굴고 있는 쓰레기는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은찬 학생(6년)은 “사진으로 보던 바다에는 쓰레기가 없었는데 여기 오니까 쓰레기가 많았다”며 “쓰레기가 계속 보여서 계속 주웠다”고 했다.

해변 정화활동은 처음이라는 전군은 “이런 활동이 있는 줄은 몰랐다”며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 친구들한테도 (같이 하자고) 얘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학생들은 석고방향제 만들기에 이어 낚시 및 바릇잡이 체험도 하면서 ‘재미있는’ 봉사활동을 경험했다.

지난 26일과 27일 제주시 김녕항에 위치한 김녕수산복합문화센터 일대에서 ‘1학교 1바다 가꾸기 사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제주매일]
지난 26일과 27일 제주시 김녕항에 위치한 김녕수산복합문화센터 일대에서 ‘1학교 1바다 가꾸기 사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제주매일]

2학년인 자녀와 함께 참석한 이은수씨는 “바다쓰레기도 보고 이런 체험활동을 하면서 정보도 얻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며 “특히, 아이들이 ‘바다에는 이런 쓰레기가 많구나’라면서 동네에서 주운 쓰레기와 비교를 하더라”고 호응했다.

이씨는 이어 “평소에도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들고 해변을 찾기도 한다”며 “아이들이 생활하는 바다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뭔가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는 것이 자녀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제주매일은 오는 11월까지 김녕수산복합문화센터를 비롯해 도 전역에서 제주의 바다환경 보전을 위한 의식 제고사업을 꾸준하게 펼쳐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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